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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띄운 '야권주자 비상연대회의'…출범 가능성은


입력 2020.10.23 00:05 수정 2020.10.22 23:06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홍준표·유승민·원희룡·안철수 향해 '공개 제안'

"눈이 번쩍 뜨이는 제안" 포럼 안팎에서 호평

제안자 오세훈, 내달까지 1대1 설득에 나설듯

성사되면 현 정국서 발언력·주목도 상당 전망

범야권 대권주자들의 상설회의체인 '국가정상화 비상연대회의' 참여 제안을 받은 인사들의 모습.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무소속 의원,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제안자인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다. ⓒ데일리안 범야권 대권주자들의 상설회의체인 '국가정상화 비상연대회의' 참여 제안을 받은 인사들의 모습.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무소속 의원,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제안자인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다. ⓒ데일리안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홍준표·유승민·원희룡·안철수 등 범야권의 대권주자 상설회의체인 '국가정상화 비상연대회의' 출범을 제안했다. 언론에 공개된 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제안함에 따라, 화답의 '메아리'가 되돌아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오세훈 전 시장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사무소에서 열린 정례세미나 주제발표에서 "다섯 명의 야권주자들이 정기적으로 자리를 함께 해서 국가현안에 공통된 입장을 낸다면 국민들께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가칭 국가정상화 비상연대회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간 범야권 대권주자들의 '테이블'을 만들어 '붐업'을 해야 한다는 여론은 야권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오 전 시장도 "여론을 수렴해보니 이른바 대권주자들이 나서서 변화를 견인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주변에서 많이들 (의견이) 들어왔다"고 '여론'을 근거로 들었다.


이날 마포포럼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김회선 전 의원은 "5인 원탁회의는 눈이 번쩍 뜨이는 제안"이라며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고, 제안으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포럼을 이끌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도 "좋은 제안"이라고 거들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대권주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역할공간을 열어줬어야 했다"라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권주자들이 문재인정권도 공격하고, 본인들의 비전을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무조건 깔아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비상연대회의 물망에 오른 대권주자 중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시장은 국민의힘 당적이며,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 당적, 홍준표 의원은 무소속이다.


당적이 서로 달라 특정 정당에서 당 기구로 '대권주자 회의 테이블'을 공식화하기는 곤란한 만큼 결국 당밖에서 누군가가 나설 수밖에 없었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오 전 시장의 제안은 시의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전 시장이 이날 제안한 '비상연대회의'는 아직 다른 대권주자들과의 교감이나 사전정지작업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주제발표 직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나름대로 정지작업을 하려고 노력해봤는데 사실 진전은 없다"라며 "오늘 마음을 담아서 (제안)했으니, (앞으로 1대1로) 만나뵐 셈"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비상연대회의' 성사 관건은 향후 오세훈 전 시장과 만날 범야권 대권주자들이 연대회의 참여에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참여 가능성이 닫혀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 "오늘날 야당이 갈 길은 날지 못하는 타조가 아니라, 창공을 높이 나는 용맹한 독수리여야 한다"며 "선명야당으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야권이 가야할 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널리 밝힐 '테이블'이 필요할텐데, 오세훈 전 시장이 제안한 '비상연대회의'가 그 적절한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 전 시장의 주제발표 직후 의원실 관계자로부터 '비상연대회의' 제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측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야당 간의 경계를 넘어 광폭 행보와 통큰 제안을 잇따라 하고 있다. 총선 직후 야권 지도자들이 다함께 모여 선택받지 못한 이유를 평가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자고 먼저 제안을 했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서울·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들의 초청에 응해 오찬에 참석하기도 했다.


과거 했던 제안이나 최근 행보로부터 미뤄보면 참여 가능성이 닫혀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무엇을 위한 비상연대회의냐가 문제다. '반문(반문재인) 헤쳐모여'를 넘어 야권의 새출발을 위한 혁신 방안 모색까지 포함하는 '큰 그릇'이어야 참여 명분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철수 대표측 핵심관계자는 "거론된 분들 중에 야권 지도자들이 모여 근본적 모색을 위해 총선 평가부터 해보자는 진정성 있는 제안을 가장 먼저 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안 대표는 야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야권에 새로움을 더하는 부분에 일조하겠다는 생각을 깊이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에도 원외 대권주자로서 행보 본격화를 예고한 만큼, 격에 맞는 '마이크'를 굳이 사양할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정치적 포지션을 고려할 때, 참여 문제에 있어서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12일과 26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마포포럼'에서 주제발표를 갖는다. 홍준표 의원은 아직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으나 금명간 역시 주제발표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의 대권주자들이 한데 모이는 상설회의체가 어차피 '오늘 제안해서 내일 구성되는' 식으로 만들어질 수도 없다. 내달 유력 대권주자들의 주제발표가 재개되기까지 제안자인 오세훈 전 시장이 이들과 1대1로 접촉해 설득 절차를 갖고, 이후 이들이 적절한 기회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이러한 작업과 절차를 거쳐 '비상연대회의'가 현실로 성사된다면, 지금의 정국에서 갖는 발언력과 주목도, 위상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세훈 전 시장은 "빠른 시일 내에는 쉽지 않겠지만,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대화한다면 (출범이) 가능할 것"이라며 "나 스스로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모양새를 만들어가는데 모든 에너지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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