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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0] 화장품업계 온라인 정책 핵심 이슈…본사-가맹점 가격책정 갈등


입력 2020.10.09 05:00 수정 2020.10.08 17:4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 “상생위해 지속적 노력할 것”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건강’ 문제로 국감 불참 사유서 제출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조정열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 등 국정감사에서 미샤 가맹점주와의 가맹점 불공정 거래행위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조정열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 등 국정감사에서 미샤 가맹점주와의 가맹점 불공정 거래행위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화장품 기업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이 국정감사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온라인 시장에 밀려 오프라인 매장 폐점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 악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 간 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에이블씨엔씨 등 화장품 업계 관계자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한편, 가맹점 상생 방안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가맹점 불공정 거래행위’에 집중적으로 질문하고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핵심적으로 이뤄졌다.


다만 이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만 국감 증언대에 섰다.


최근 화장품 로드숍은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부진한 상태다. 본사가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면서 온·프라인간 가격 차가 발생했고, 가맹점 수익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전 테스트하는 장소로 전락했다.


이를 배경으로 로드숍 브랜드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는 가맹점주와 오랜 갈등을 겪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화장품을 오프라인 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매출 하락을 더욱 부추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국감 현장에서 권태용 미샤 가맹점주협의회장은 “본사의 차별 정책으로 줄줄이 폐점이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도 있겠지만 본사 이익만을 추구하는 가맹점과 온라인몰간의 차별적 정책, 무리한 판매경로 확장이 원인이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차별화 한다. 지난 6월부터 올리브영에 미샤 주력 제품인 7종의 미샤 제품을 입점시켰다”면서 “문제는 용량을 키워서 올영에 넣는다는 것이다. 1.4배 용량이 늘어난거 보면 올영 제품이 더 메리트있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맹점에서 고객과 소통하며 회원가입 시켰는데 그 정보를 활용해 미샤 카톡에서 올영을 홍보하고 있다”며 “같은 날 미샤 행사도 있었는데 별다른 홍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어떤 희생이 따라도 이 불공정을 바로잡고 싶다”며 “가맹점도 고객들에게 좋은 품질 제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판매하고 싶다. 바라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다. 법적인 제도적인 장치만이 가맹점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의원도 “가맹점에 갈 사람들을 홈페이지로 유인해서 가맹점 매출 줄이고 자사 매출 올리는거다”며 “눙크몰은 타임딜로 해서 60% 할인율 적용하고, 2만원 할인쿠폰도 무한 발급하고 있다. 이래서는 가맹점 경쟁력 말살시키는거 아니냐”고 일침했다.


이에 대해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는 “참고인 말이 사실과 다른부분이 있어 정정한다”며 “온라인 및 쿠팡과 공급가 차별점이 있다 했는데 사실 온라인과의 가격에서 공급가의 할인 등을 감안해 볼 때 가맹점주에 공급하는 가격이 유의미하게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료와 매출, 모든 것에 괴로움을 겪고 있다 했는데 사실 본사는 가맹점과 같은 직영점이 두 배”라며 “최근 코로나로 인해 외출은 자제됐고, 수출길은 막혔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다. 사실 그래서 모든 화장품업계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여기 오기 전에 가맹점주분과 상생 노력을 많이 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안타깝게도 해결되지 못했다. 더욱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K뷰티, 위기의 화장품산업이 다같이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 바란다”고 전했다.


명동에 위치한 아리따움 매장ⓒ독자제공 명동에 위치한 아리따움 매장ⓒ독자제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국감 불참…"최근 661곳 가맹점 문 닫아"


아모레퍼시픽 역시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화장품을 로드숍 가맹점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값에 공급하는 ‘온·오프라인 이중가격’ 정책을 펼쳐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 채널 강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최근 20개월 사이 아모레퍼시픽 로드숍 브랜드 가맹점 661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동안 아모레퍼시픽 운영 화장품 가맹점 661곳이 폐점했다. 브랜드 별로 보면 아리따움은 306곳, 이니스프리는 204곳, 에뛰드는 151곳이 문을 닫았다.


유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기준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의 가맹점 수는 모두 2257개로 전체 화장품 가맹점의 61%를 차지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부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전사적 디지털화를 선언하고 온라인 시장과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 공격적으로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아모레퍼시픽의 공격적 마케팅은 실제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8월 기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가맹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아리따움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63%가 아리따움 가맹점에서 발생했다. 이 외에 이커머스 채널이 25%,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몰인 AP 몰이 7%, H&B 스토어 CJ올리브영이 5%를 차지했다.


반면, 3대 화장품 회사인 LG생활건강은 가맹점주와 상생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페이스샵 등 500여 곳의 3월과 7월 월세를 50%씩 감면했고 지난 6월 가맹점 상생 온라인몰도 오픈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에이블씨엔씨는 각각 이니스프리 '마이샵 제도', 미샤 '단골매장'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발생한 수익을 오프라인 매장과 나누고 있지만 비판이 적지 않다. 전체 온라인 매출에서 공식 온라인몰이 차지하는 매출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점과 온라인 시장 간에 분명한 원칙과 새로운 질서를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한 관계자는 “애초 국감 참석 의사를 밝혔던 서 회장이 갑자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게 된 것은 급격히 악화된 건강 때문”이라며 “종합 국감 출석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확답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화장품만이 아니라, 유통 산업 전반에 걸쳐 구매 방식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자사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양한 혁신과 시도로 가맹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동반 의식을 가지고,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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