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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정장·근조 리본' 국민의힘 의원들 "대통령 침묵, 이게 나라냐"


입력 2020.09.28 11:46 수정 2020.09.28 11:46        정도원 이슬기 기자 (united97@dailian.co.kr)

사안의 중대성 감안, 본청 계단서 긴급의총

주호영, 대통령에 앞서 희생자 애도·유족 위로

정진석 "대통령 맞나, 군통수권자 자격 없다"

이영 "이 상황서 김정은 찬사…이해 안 간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 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 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검은 정장과 가슴의 근조(謹弔) 리본이 국회본청앞 계단을 메웠다. '대통령님 어디 계십니까, 국민이 죽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펼쳐진 가운데, 애국가가 4절까지 울려퍼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28일 오전 북한의 우리 공무원 총살 만행과 관련해, 국회본청앞 계단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사태를 다루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의 행태를 강력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코로나19 확산 위기 이후 동영상 프로그램을 활용한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만 의총을 해왔으나, 이날은 사안의 위중함과 중대성을 감안해 실외인 국회본청앞 계단에서 의총을 열었다.


검은 정장에 근조 리본을 가슴에 착용한 야당 의원들은 의총에 앞서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했다. 이후 "국민 사살 대통령 침묵, 이게 나라냐" "국민 총살 묵묵무답, 대통령은 응답하라"는 구호를 다함께 외치면서 규탄사가 이어졌다.


이날 의총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관해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용한 화장(火葬) 대신 소훼(燒燬·불살라 훼손함)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아울러 현 정권의 추정과는 달리 북한 만행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 공무원이 월북(越北)했다는 단정도 극력 피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무수행 중에 차디찬 바다를 장시간 떠돌다, 북한군의 총구 앞에서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밝히고 집중사격으로 희생된 뒤에 시신까지 소훼된 해수부 공무원에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며 "유가족과 이 일로 큰 상처를 입은 국민 여러분들도 위로드린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아직 하지 않은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국민에 대한 위로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은채 의문의 48시간을 보냈다"며 "청와대에서 긴급관계장관회의가 열리는데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고, 신임 국방부장관과 승진 장성 신고식 뿐만 아니라 국군의날 행사에서도 일언반구 이 문제의 언급이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려 했는데, 북한의 '미안하다'는 통지문을 보면 월북이 아니라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밝혔다고 하는 등 이 사건은 온갖 의문으로 뭉쳐져 있다"며 "국회는 이런 일을 소상히 밝혀 국민께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도, 민주당은 긴급현안질문을 거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5선 중진의 국회 외통위원인 정진석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이 와중에 북한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평가하며 종전선언 관련 안건을 처리하지 못해 조바심을 내는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강력 규탄했다.


정진석 의원은 "유시민·문정인·정세현 등이 북한의 통지문에 '계몽군주' 운운하며 낄낄대는 모습에 구토가 나올 뻔 했다"라며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는데, 외통위 여당 의원들은 종전선언 안건을 처리 못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안달"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대통령은 우리 민간인이 살해당한지 일주일만인 어제서야 청와대에서 긴급안보장관회의를 소집했는데, 그 자리에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며 "대통령이 맞느냐. 우리 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구출·생환 노력을 하지 않는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초선 비례대표인 이영 의원도 긴급의총에서의 규탄사를 통해 대북·대정권 규탄에 가세했다. 이 의원은 규탄사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등 울음을 삼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영 의원은 "비무장에 무방비 상태로 바다 위를 헤매던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형제가 북한의 조준사격으로 사살되고, 시신마저 불태워졌다"며 "더욱 믿어지지 않는 것은 이 상황에서도 '미안하다'는 김정은의 한마디에 기다렸다는 듯이 찬사를 쏟아내는 사람들이 이 땅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가슴을 뜯고 오열하며 괴로워하고 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한가롭게 아카펠라를 들으며 유가족들의 절규에 귀를 닫았다"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지금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흐느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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