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배우’ 이요원, ‘싱글’ 여주인공 꿰차는 비결?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입력 2007.11.26 17:35  수정

‘아줌마’가 된 후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하는 미시 배우들은 대부분 그 과정이 다르지 않다. 엄청난 공을 들여 무지막지한 변신을 이뤄내야 하는 수고가 반드시 따랐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도맡아 왔다 해도 결혼 후에 따라오는 배역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처지를 인정하고, 원치 않는 변신을 기꺼이 받아들여 얻어야 했다.


한 때 청춘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탤런트 김지호가 아이 엄마가 된 후 선택한 복귀작은 결혼에 한 번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돌아온 싱글>이었다. 그녀가 맡은 역은 혼자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과부 역할. 완벽한 아줌마로 돌아온 김지호에게 시청자들은 큰 만족감을 나타냈고, 이후 다시 긴 공백기를 가져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김지호는 현재 아침 일일극 <그래도 좋아>의 여주인공으로 왕성한 연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CF계 미녀스타로 통하는 김남주 역시 결혼 후 컴백작을 영화 <그 놈 목소리>로 선택, 아이를 유괴당하고 하루하루를 고통으로 보내는 엄마 역을 열연해 외적으로는 전과 같은 아름다움을 과시하지 못했지만 배우로서는´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아낼 수 있었다.

브라운관에서 톡톡 튀고 발랄한 여주인공 역할만을 주로 맡아왔던 한채영도 결혼하자마자 작품 속에서 보여준 모습은 전혀 달랐다. 영화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에서 그녀는 섹시하면서도 성숙한 매력이 돋보이는 유부녀 캐릭터를 열연, 기존의 그녀를 떠올리면 왠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조용하고 이지적이면서도 관능미가 묻어나는 여주인공 역을 연기해 대중들의 감탄사를 이끌어 냈다.

이 외에도 김지영, 하희라, 오연수, 유호정 등 모두 한 때는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던 미녀 스타였지만 결혼 후에는 더욱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와 폭넓은 연기력을 과시할 수 있는 다소 예쁘지 않은 역을 맡아 배우로서의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요원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결혼 후에도 전과 다름없이 작품 속 젊은 여주인공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아이를 출산 후 드라마 <패션 70´S>으로 브라운관에 복귀, 이후 <외과의사 봉달이>, 영화 <화려한 휴가>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냈다. 배역의 색깔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신세대 여배우만이 가능할 법한 젊고 싱그러운 캐릭터였고, 대중들 또한 작품 속 그녀에게서 실제 한 아이의 엄마이거나 유부녀라는 생각을 전혀 떠올리지 않았다.

이요원은 이 같은 성공 요인에 대해 “내가 결혼한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연기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것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실제의 나와 배우로서의 나를 확실히 구분지어가며 일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운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난 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작품을 택할 때 대중성을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작품 자체만을 보고 골랐음에도 ‘운’이 따라줘 마니아 시청자들이 많았고, 시청률도 나쁘지 않았던 것이 다행스러울 뿐이다”며, “연예인이 아닌 연기자일 뿐이란 생각만 했기 때문에 그만큼 날 드러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늘 공과사를 분명히 하려고 애썼던 덕에 결혼 후에도 이렇게 변함없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더했다.

실제 이요원은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한 것에 비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삼가 하는 등 연예인답지 않게 자신을 노출시키는 일은 전혀 애쓰지 않았다. 그 덕에 다른 연기자들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받진 않았지만, 그녀만의 굳어진 이미지가 없어 미시 배우로서 어떠한 장애 없이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이요원은 현재 KBS 새 미니시리즈 <못된 사랑>을 한창 촬영 중에 있다. 톱스타 권상우의 출연작인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우선인 여배우가 캐스팅 될 것이라는 누구나의 예상을 깨고 이요원이 여주인공 역을 꿰찬 것.

이요원은 “사실 처음 캐스팅 제의를 받고는 거절했었다. 역할이 꽤 어렵게 느껴진 이유도 있지만 이미 다른 방송사 작품들이 너무나 잘 되고 있어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됐다”며 “하지만 ‘내가 언제부터 시청률을 놓고 고민했던가’란 생각이 들어 작품만 믿고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뒤늦게 결심을 바꿔 갑작스레 촬영에 돌입해 힘든 점이 적지 않지만 조금씩 적응해가면서 작품도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은근한 자신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요원은 전혀 미시답지 않은 싱그러운 매력의 여주인공을 연기한다. 아름답고 고고한 미녀 첼리스트 인정 역을 맡아 여리면서도 강한 이중적 매력을 발산할 예정.

작품 안에서 고요한 힘을 발휘해온 이요원이 대중적 스타 권상우와 만나 두 배 강한 힘을 발휘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상우, 이요원 외에도 김성수, 차예련이 주인공으로 함께 나서는 KBS 새 미니시리즈 <못된 사랑>은 오는 12월3일 첫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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