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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아이돌 싱어송라이터①] 인지도 위해 여전히 과장 홍보?


입력 2020.08.16 16:24 수정 2020.08.16 16:2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픽사베이 ⓒ픽사베이

싱어-송라이터(singer-songwriter)는 자신이 부를 노래를 직접 만드는 가수다. 가수들 다수가 작사‧작곡가에게 곡을 받아 노래를 부르지만,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곡으로 만들어내 대중과 호흡하는 이들을 우리는 싱어송라이터라 부른다. 물론 싱어송라이터가 꼭 뛰어난 가수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온전히 한 곡의 탄생부터 첫 무대까지 가수 혼자 만들어 간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년 전부터 이런 싱어송라이터라는 타이틀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아이돌이다. 여기에는 이들에 대한 고정화된 시선이 전제한다. 회사에서 만들어준 콘셉트에 맞춰, 회사에서 만들어준 곡을 부르고, 회사에서 만들어준 안무를 하는 ‘인형’과 같은 존재들이란 선입견이다. 특히 수 명이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한 사람당 몇 초씩밖에 곡을 부르지 않기에, 가창력까지 평가절하 됐다.


그러다보니 ‘가수’로 인정받는 가장 빠른 방법은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길이었다. 싱어송라이터는 노래와 퍼포먼스뿐 아니라 음악적 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작곡 분야를 이해했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 그룹 해체 후, 개인 활동을 위해서도 자신을 향한 이런 인식은 중요했다.


회사로서도 나쁘지 않았다. 고만고만한 아이돌 그룹 경쟁 시장에서 음악적 역량을 지닌 멤버가 한두 명 있다는 사실은 그룹의 ‘급’을 올려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멤버 한 명이 곡 하나만 선보이더라도 ‘싱어송라이터’ ‘작곡 참여’ ‘첫 자작곡’ 등을 알린다.

빅뱅 지드래곤, 블락비 지코, (여자)아이들 소연 등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이런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또 방탄소년단 RM이나 슈가 등이 앞세운 프로듀싱 능력은 아티스트로 셀링포인트를 잡게 했고, 이는 곧 ‘직접 음악을 만들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감 능력’으로 평가받았다.


한 아이돌 출신 가수는 “싱어송라이터로 방향을 잡은 후, 직접 작업하다보니 조금 더 능동적이게 나에게 맞는 곡을 쓸 수 있다. 주변은 물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대가치도 높아진다. 회사를 옮기거나 자립할 경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스스로 곡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하는 반면, 수년 전부터 지적되어온 ‘보여주기식’ ‘숟가락 얹기식’ 참여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로 음반 낼 때마다 이름을 올리는 아이돌 그룹 멤버 A는 작곡가가 다 곡을 만들면 몇 마디 멜로디만 만들 뿐이다. 이 멜로디마저도 흥얼 거리는 게 전부다. 이를 들은 작곡가가 악기나 미디로 멜로디를 만든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사, 작곡을 할 줄 모르는데 오로지 홍보를 위해 크레딧에 넣는 경우도 있다. 한 걸그룹의 B는 자신의 의지보단, 소속사 대표의 뜻이었다. 아이돌 그룹을 처음 데뷔 시킬 때 싱어송라이터가 있는 것만큼 쉬운 언론플레이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나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C는 늘 함께하는 작곡가가 있다. 모두 공을 싱어송라이터에게 돌리기엔 작곡가의 참여율이 너무 높다. 가수가 싱어송라이터라고 말할 때 앨범 크레딧을 보고 이름이 작곡가 뒤에 있으면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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