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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 김태년 취임 100일...폭풍입법 성과 뒤 불통 논란


입력 2020.08.13 00:05 수정 2020.08.13 05:0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역대급 35조 추경안 통과 최대 성과

"임대차 3법 효과 나타날 것" 자신감

'성과' 있었지만, '협치'는 낙제점

밀어붙이기 입법으로 '불도저' 별명도

오는 14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는 14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오는 14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176석 거대여당의 원내사령탑을 맡아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처리하는 등 성과를 냈다는 평가와 함께, 초유의 밀어붙이기식 입법으로 '소통과 협치는 물 건너갔다'는 혹평이 엇갈린다.


민주당 안팎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35조3000억 규모의 3차 추경안 처리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대기업은 그래도 버틸 여력이 있었지만,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정부재정지원이 시급했다"며 "야당과 합의를 위해 기다리느냐, 아니면 다소 비판이 있더라도 감수하고 빠르게 처리해야 하느냐를 놓고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OECD 국가 중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위를 기록한 것도 추경안 처리 등의 성과와 무관치 않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로 지난 6월 보다 0.4%p 상향조정됐으며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3법 처리 역시 당내에서는 중요한 성과 중 하나로 언급된다. 집값이 폭등하고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지자 기본 2년의 계약기간을 30년 만에 4년으로 늘리는 중량감이 큰 법안이었다. 아직까지는 시장의 불안심리가 크지만, 시간이 지나면 전월세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민주당은 기대하고 있다.'4년 후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지적에는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면서 후속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수도이전'을 아젠다로 만든 것도 김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자축할만한 성과다. '수도이전'에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국민들이 많지만, 서울과 세종을 각각 경제수도와 행정수도로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여론이 높다는 것을 이번 논란을 거치며 확신했다고 한다.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이슈화가 안 될 것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성과만큼이나 그늘도 컸다는 지적이다. 그간의 국회 관례를 어기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힘으로 빼앗아 오면서 야권의 반발을 산 것이 대표적이다. 협상대상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칩거에 들어가며 농성을 벌였지만 끝내 법사위원장을 내려놓지 않았고, 나아가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가져오는 등 '입법 독재'라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임대차 3법과 공수처 후속법 등 법안 처리과정에서 소위원회 논의를 패싱하고 이른바 상임위 '기립표결'로 처리한 것은 입법독주라는 비판을 넘어 의회 역사에 좋지 않은 역사를 썼다는 혹평이 나온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전례가 생겼기 때문에 앞으로 151석을 가진 정당은 필요할 경우 힘으로 법안을 처리하려 할 것"이라며 "국회 역사에 오점을 남긴 것은 사실"이라고 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법안심사소위를 구성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야당몫 국회부의장은 공석으로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18개 상임위원장도 민주당이 맡고 있지만, 변동 가능성이 남아있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었지만, 코로나19나 부동산은 미룰 수 없는 과제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분위기다. 원내 대표단의 한 의원은 "합의처리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야당과 협상으로 실기했을 때 책임은 여당이 지게 되지 않겠느냐"며 "비판을 감수한 결단"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과정이 일부 불미스러웠지만 결과를 봐야한다"며 "평가는 조금 더 지켜본 뒤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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