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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권 지지율 누수에…통합당, '큰 물그릇' 준비한다


입력 2020.08.12 14:32 수정 2020.08.12 14:4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호남 출신 정운천 위원장…국민통합특위 출범

수해 지역에 예결위원 달려가 '지원 방안 모색'

김종인 내주 광주 방문…5·18 묘역 참배 예정

미래통합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전북 출신 재선 정운천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래통합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전북 출신 재선 정운천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미래통합당이 호남 출신 정운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통합특위를 출범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탄핵에까지 이른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를 대국민사과하는 시점도 고민하고 있다. 현 정권의 누수(漏水) 현상이 심해지자, 물을 받을 '큰 그릇'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통합당은 1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종인 위원장 직속으로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안을 의결한다.


김은혜 대변인은 12일 "총선에 후보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등 전국정당으로서 호남에 소홀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목소리를 더 잘 듣겠다는 취지"라며 "위원장에는 전북 전주 출신인 재선의 정운천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특위 명칭으로 당초 호남특위(가칭)를 고려했으나, 영남도 호남도 다같은 대한민국인데 특위에 특정 권역의 명칭을 적시하는 게 올바르지 않다는 판단에서 국민통합특위로 명칭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통합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정운천 의원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고려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호남에 내려가 농업경영에 전념했다. 국산 키위를 '참다래'로 명명하는 등 국내 농업 현대화에 큰 업적을 세운 자수성가형 인사다.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때 농식품부 장관으로 임명됐으나, 직후 '광우병 파동'이 터지자 거짓선동에 끝까지 맞선 뒤 사태가 수습되고나서 물러났다. 이후 2010년 전북지사 선거를 시작으로 7년간 세 차례 호남에서 출마하며 2016년 총선에서 보수정당 후보로는 32년만에 전북 전주을에서 당선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해 재선 고지에 오른 정운천 의원은 특유의 추진력과 돌파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민통합특위 위원장 내정 사실이 발표된 이날, 정 의원은 즉시 호남 수해 지역으로 향했다.


정 의원은 예결위 통합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 등 예결위원들과 이날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 등을 찾았다. 수해 지역에 복구를 위한 예산 지원 방안 등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정 의원은 "15년째 주택침수 지원금은 100만 원, 완파시 1300만 원이라는 것은 터무니 없다"며, 예결위에서 수재민 재난지원금을 대폭 증액할 뜻을 내비쳤다.


국정혼선·정책파탄에 호남도 지지율 누수 현상
호남과 중도층 담을 수 있는 '큰 물그릇' 준비
"김종인 메시지와 정책의 진정성을 지켜봐달라"
데일리안~알앤써치 정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주·전남북 권역 국정 지지율 추이.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데일리안~알앤써치 정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주·전남북 권역 국정 지지율 추이.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김종인 위원장도 내주 다시 호남을 찾는다. 지난 10일 전남 구례를 찾았던 김 위원장은 오는 19일 '호남의 심장' 광주광역시를 찾아 5·18 묘역 등을 참배할 예정이다.


문재인정권의 국정혼란과 정책파탄이 거듭되면서 그간 '반문의 무풍지대'였던 호남에서도 현 정권에 대한 실망 여론과 지지율 누수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호남 권역에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62.7%였다. 지난 6월 1~2일 84.4%, 7월 13~14일 75.6%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달 10%p씩 지지율에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호남 출향민들 사이에서의 실망 여론은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호남을 향한 진정성 있는 접근과 함께, 문재인정권이 무너지면 혹시 과거 '박근혜 세력'이 복권·득세하는 것 아니냐는 호남과 중도층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박근혜정권 때의 잘못에 대한 진솔한 사과도 검토되고 있다. 호남과 중도층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는 '큰 그릇'이 준비되고 있는 셈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그간 관훈토론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2012년 대선을 통해 박근혜정권 출범에 조력한 점과 2016년 총선을 통해 문재인정권 출범에 조력한 점을 동시에 사과해왔으나, 다시 한 번 제대로 된 사과를 통해 과거의 잘못과 확실히 절연하겠다는 것이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5·18 묘역 참배 없이 광주를 갔다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라며 "호남 방문을 하면서 어떤 장소를 방문하는지 동선과 행보,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보다 진정성 있는 호남에 대한 마음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대위원장의 생각은 어쨌든 전직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 당 차원의 반성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으니, 과거에 대한 분명한 사과의 마음을 보여드리지 못한다면 미래를 얘기할 수 없다는 얘기"라며 "때가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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