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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⑱] 이찬렬 “‘갓상블’이란 수식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입력 2020.08.07 14:26 수정 2020.08.07 14:2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마리 퀴리', 9월 27일까지 홍익대학교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공연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라이브(주) ⓒ라이브(주)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방영된 tvN ‘더블캐스팅’은 앙상블 배우를 주목하고, 그들에게 무대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큰 이슈를 끌진 못했지만,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앙상블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하면서 뮤지컬계에 한 획을 그은 프로그램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앙상블 배우들이 대중의 눈길을 끌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바로 배우 이찬렬이다.


이찬렬은 2012년 뮤지컬 ‘호기심’으로 데뷔해 이후 ‘밥퍼’(2013), ‘세계문명탐험대’(2018) ‘아이캔플라이’(2019) ‘여명의 눈동자’(2020) 등에 출연했다. 또 지난달 30일 홍익대학교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마리 퀴리’에서 레흐 노바크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이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현장학습으로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어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작품이었는데, 처음 접한 장르였죠. “음악과 연기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에 따뜻함과 여러 가지 생각을 남겨 줄수 있구나” “이런 게 힐링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여러 가지 꿈을 쫓고 있다가 그때의 따뜻함이 다시 생각났고, 저도 그런 감정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나요?


저는 배우라면 매 순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신의 실력적인 부분이나 금전적인 부분, 혹은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배우를 그만둬야 하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 또한 그렇고. 이렇게 말하는 중에도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하지만 이러한 생각들이 배우 스스로에게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 tvN ‘더블캐스팅’에 출연하게 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제가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아직도 부끄러워요.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한 지식도 많이 없었죠. 근데 오디션 공고가 올라왔을 당시에 지금 함께 작품에서 연기하고 있는 임별 배우랑 친분이 있는데, 먼저 지원해보라고 이야기를 해줬어요. 처음에는 겁도 나고, 망설여졌는데 용기를 많이 받아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 인상 깊었던 멘토들의 말이 있었나요?


아쉽게도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선 심사 당시에 차지연 선배님께서 해주신 말이 기억이 납니다. “찬렬 씨의 가능성과 앞으로 활동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싶다”고 이야기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본선까지 진출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인 것 같아요. 그래도 마지막으로 함께 경연했던 상대가 저랑 친했던 동생 김원빈 배우였고, 원빈이가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으로 연기해주고 노력해줘서 오히려 기분이 좋았습니다.


- ‘더블캐스팅’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은 있나요?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지만, 이 방송을 봐주셨던 주변 분들이 “잘 봤다” “잘 했다”고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셨어요. 그게 저에게도 큰 힘이 되고 이찬렬이라는 배우를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었나 생각이 듭니다. 혹시 또 이런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요. 가만히 기다리기 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서 움직이고 도전하고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보고 싶어요.


ⓒ라이브(주) ⓒ라이브(주)

- 앙상블 배우가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세요?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극대화’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앙상블이라는 통칭이 그런 것이지 모든 배우가 인물로서 이름을 갖고 무대를 서고, 이 장면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극대화’시켜준다고 생각해요. 메인 캐릭터 혼자서, 혼자만의 정서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고 하면 그 정서를 ‘극대화’시켜야 하는 장면도 분명 있기 때문에 앙상블이라는 이름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 그래서 ‘갓상블’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하하.


- 앙상블은 원캐스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원캐스트로 한 주 동안 많은 양의 공연을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공연으로 보답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앙상블을 함께하고 있는 배우들이 가장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앙상블 배우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보시나요?


공연계가 이전보다 많이 발전하면서 인식도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남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무대 위에서 빛을 받지 못하는 역할’, 나쁘게 이야기하면 ‘그림이 되어주는 역할’이라는 생각들. 하지만 앞서 답변했듯이 앙상블도 역할에 임하고 이름을 가지고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편견 보다는 앙상블 배우들이 ‘무대, 캐릭터, 이야기를 극대화 시켜주는 존재’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배우들이 땀 흘리며 연기하고 있고, 가끔 그들을 바라볼 때 또 다른 작은 재미들을 찾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현재 참여하고 있는 뮤지컬 ‘마리퀴리’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릴게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위인전 ‘퀴리부인’ 속 퀴리부인의 풀네임을 아는 사람은 아마 얼마 없을 것 같아요.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가 풀네임입니다. 우리 작품은 그녀가 라듐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겪는 희노애락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라이브(주) ⓒ라이브(주)

-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요?


제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초연 할 당시에 이 작품을 관극했었어요. 굉장히 인상 깊게 봤었거든요.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도 많은 발전이 있고, 희망적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꼭 무대에서 연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후에 ‘마리퀴리’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고, 운이 좋게 이번 공연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 연습과정, 공연 과정에서 흥미로운 일들이 있었나요?


매 순간이 흥미로운 것 같아요. 무대에서 벌어지는 ‘라이브’(LIVE) 한 예술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많잖아요. 원래 정해진 순서대로 소품을 집고 연기해야 하는데 그 위치에 놓여있지 않아서 누가 가져가지 못하는 부분이 생긴다던가, 무대 위에서 그러면 안 되지만 웃음이 터져 버리는 순간이 있으면 참아내고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아찔하다고 해야할까요(웃음). 항상 예측 할 수 없는 순간들이 제일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 이번 작품에서 레흐 노바크 역을 맡고 있죠.


쉽게 말하면 외국인 노동자라고 하죠. 하하. 폴란드에서 프랑스로 넘어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언다크사 라듐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공 역할입니다. 폴란드 건국신화 ‘슬라브 삼형제’에서 첫째가 ‘레흐’였다고 해요. 그 이름을 빌려서 첫째로서 가족에 대한 큰 짐을 지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 레흐 노바크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어떤 점을 중점에 두고 연습했나요?


가장 먼저 대본에 집중을 하는데요. 대본에 있는 대사, 상황들로 먼저 분석을 합니다. 하지만 대본에 있는 사실들이 부족하다고 느낄 땐 다른 참고 자료들을 보기도 해요. 이번 작품은 실존 인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보니 논문을 참고하기도 했고, 책을 통해서 인물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직공 역할이 저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함께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과의 호흡과 인물들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연습했던 것 같아요.


- 코로나19로 많은 배우들이 설 무대를 잃고 있죠.


맞습니다. 지금 많은 배우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시기이고,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힘든 시기라고 생각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시기에 좋은 공연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감사함을 느끼고, 좋은 공연으로 많은 분들에게 보답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찬렬 배우는 새로운 걸 도전하는데 두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활발하고 웃음도 많고 긍정적인 편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문구가 있어요. ‘운명을 바꿀 사람은 나 자신이다’라는 문구죠. 어떻게 움직이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하.


- 배우로서 가진 최종 목표도 궁금합니다.


처음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을 때, 가슴속의 따뜻한 무언가가 남았던 그 좋은 추억들,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저도 배우로서 누군가의 가슴 한 편에 따뜻한 무언가를 남겨 줄 수 있다면 저 스스로도 행복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날까지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 갈 거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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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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