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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싱어송라이터 이민혁, ‘소행성’으로 그린 큰 그림


입력 2020.07.30 06:00 수정 2020.07.30 01:1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두 번째 미니앨범 '소행성', 7월 26일 발매

'여름밤' 공략한 앨범, 다음엔 '겨울' 노린다

ⓒ광합성 ⓒ광합성

기분 좋은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포근한 햇빛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 완연한 봄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이다. 싱어송라이터 이민혁의 노래는 늘 기분 좋은 봄의 기운을 품고 있다. 달달하고 편안한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따뜻하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서는 이민혁의 음악은 ‘봄’이라는 공식(?)이 생겼을 정도다.


하지만 2018년 ‘폴라리스’(Polaris) 발매 이후 2년 만인 지난 26일 내놓은 두 번째 미니앨범 ‘소행성’은 기존의 이민혁이 보여줬던 공식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이번엔 ‘봄’이 아닌 ‘여름 밤’을 위한 노래들이다. 그는 “여름에 듣기 좋은 곡들로 채우자는 의도로 곡을 썼고, 데모를 받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은 이민혁에게 여러 의미에서 특별한 앨범이다. 우선 ‘소행성’으로 데뷔 5년 만에 처음 실물 앨범을 받아보게 됐다. “드디어 가수가 된 것 같다”는 이민혁은 앨범을 만지작거리며 설렘 가득한 미소를 보였다.


“누군가에게 인사하기가 편해졌어요. 그동안 저를 소개할 때 말로만 ‘이민혁입니다’라고 해야 했는데, 이제 앨범을 건네면서 인사할 수 있게 된 거죠. 만질 수 있는 첫 앨범이라니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신기해요.”


앨범 명에서도 특별함이 묻어난다. ‘소행성’은 이민혁이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장기 공연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공연은 어린왕자를 콘셉트로 이민혁이 사는 소행성에 관객들을 초대한다는 기획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 장기 공연의 이름을 앨범명으로 정한 건, 이번 앨범이 가지고 있는 성격 때문이다.


“이번 앨범은 장기 공연 ‘소행성’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1년 동안 제가 해왔던 것들, 그로 인해 성장한 것들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죠. 아마 팬들은 그 의도를 단 번에 알아차릴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팬들을 위한 앨범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음악 자체는 편하게 듣기 좋은, 대중적인 곡들이에요. 팬들도, 일반 대중들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소행성’에는 이민혁이 직접 작사·작곡한 타이틀곡 ‘눈치 없게’와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바라본 일상을 그린 ‘기다리는 일’을 비롯해 ‘봄을 만난 듯’ ‘디데이’(D-day) 그리고 앞서 싱글로 공개됐던 ‘그렇게, 봄’과 ‘이 밤, 꿈꾸는 듯한’이 함께 담겼다. ‘여름 밤에 듣기 좋은 곡’으로 앨범을 가득 채웠다.


“사실 자작곡을 앨범에 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어요. 스스로가 곡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부끄럽기도 하고, 오글거리기도 하고요. 작년 ‘소행성’ 공연에서 엔딩 곡으로 미발매곡이었던 ‘이 밤, 꿈꾸는 듯한’을 들려드렸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죠. 이전에도 자작곡이 반응이 좋았던 적이 있었는데, 두 개의 자작곡으로 이런 반응들이 오니까 ‘아, 운빨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하”


ⓒ광합성 ⓒ광합성

그간 굳어졌던 틀을 깬 것도 이번 앨범이 특별한 이유다. 어쿠스틱 장르의 곡들을 주로 선보였던 이민혁은 ‘봄을 만난 듯’을 통해 보사노바 장르에 도전했고, ‘디데이’를 통해 강한 비트의 곡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가져가면서도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면서 이민혁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었다.


“이민혁이라고 하면 어쿠스틱한 노래들을 생각하시잖아요. 새로운 걸 시도하면 팬들이 잘 듣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제 한계를 벗어난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가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보컬 녹음을 제 작업실에서 했어요. 디렉팅을 봐주는 사람 없이 제가 만족할 때까지 해야 했던 것도 일종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자신의 곡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건 현 소속사인 광합성(민트페이퍼 레이블)의 든든한 지원과 장기 공연의 덕이 컸다. ‘소행성’ 콘서트는 작년에 이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진행했고, 오는 31일부터 2주차 공연에 돌입한다.


“사실 그 전엔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음악을 만드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서툰 느낌이 많았죠. 회사에 오고 나니까 이전의 자유는 사라졌지만,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사실 사람들 앞에 서서 공연하는 걸 즐기는 편은 아니었어요. 작년 공연에서도 멘트를 써가고, 가만히 앉아서 눈 감고 노래하는 식이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제가 무대에서 하고 싶은 말도 하고, 관객들과 눈도 마주치고 있더라고요. 물론 무대공포증이 아주 사라진 건 아니지만, 가수로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서 스스로 대견해요.(웃음)”


이민혁은 성장과 도전을 담은 이번 앨범을 두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큰 그림”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그는 “앨범에 담고 싶은 노래를 다 넣었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채워 넣은 앨범이다. ‘이민혁이 이런 것도 할 수 있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제 다음 앨범은 이민혁이 원래 잘하던 걸 더 완벽하게 해서 보여줄 차례”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봄과 여름을 공략했으니, 이젠 가을 겨울을 노려야죠. 하하. 겨울은 발라드잖아요. 발라더로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정통 발라드 앨범을 만들 생각입니다. 다음 앨범에 (저의 발라드) 인생이 걸려 있어요. (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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