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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가공능력 부족”…시중은행 데이터거래소 참여 지지부진


입력 2020.07.27 13:56 수정 2020.07.27 13:56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신한, 국민, 우리은행 외 전무…거래 데이터 선정조차 못한 곳도 있어

“선호할 만한 데이터 파악도 어렵고 재가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 걸려”

금융정보를 사고 파는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시중은행들의 참여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금융정보를 사고 파는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시중은행들의 참여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금융정보를 사고 파는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시중은행들의 참여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데이터 가공 능력이 부족한데다 데이터 수요자들이 어떤 데이터를 원하는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공식 출범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27일 기준 지금까지 참여기곳 76곳, 데이터 상품 389건이 등록됐다. 누적 거래량은 279건이다. 이 중 은행권이 등록한 데이터 상품은 32건으로 전체 데이터 등록 수 대비 8.2%에 불과했다.


금융데이터거래소는 금융 분야 데이터를 사고 파는 곳으로,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분야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방안’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현재 거래소 참여 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경남·광주·대구·부산은행이다. 하지만 이 중 데이터 거래에 나선 은행은 신한, KB국민, 우리은행 뿐이다.


신한은행은 금융데이터거래소 출범과 동시에 시범운영 데이터 공급자로 나서면서 서울시 지역단위 금융자산 정보, 서울시 지역단위 지출 정보, 서울시 지역단위 소득 정보 등 총 4건의 데이터 상품을 동록해 판매 중이다.


KB국민은행도 연립주택 전세가격 변동률, 단독주택 전세가격 변동률,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 매매거래 지수 등을 포함해 총 22건을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올렸다.


우리은행 역시 연령, 성별 수신상품 보유금액 통계 데이터, 지역별, 월별 자동화기기 현금출금액 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상황 하에서 라이프 카테고리 SNS 노출수 변화,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고객의 영업점 방문변화율 추이 등 6건의 자료를 올렸다.


이 세 곳 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거래소에서 거래할만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사고 팔만한 데이터 선정조차 못한 은행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핀테크 등 데이터 수요자들이 어떤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데이터를 올리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고객 수와 데이터 양이 적다보니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데이터 수요자들이 선호할만한 정보가 있다하더라도 이를 다시 재가공할 능력이 부족해 관련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금융 데이터를 예쁘게 가공해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아직 등록을 하지 못한 곳은 판매할 데이터가 없거나 데이터를 가공할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저금리로 이자수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의 금융사업 확장으로 영업 환경이 급변하고 데이터 플랫폼 활성화에 따른 무한경쟁이 시작됐다”며 “금융데이터 가공 능력이 향후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8월 5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본격 도입됨에 따라 금융회사들의 금융데이터 경쟁력은 한층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 카드, 보험, 통신사 등에 흩어진 금융거래 정보를 일괄 수집해 금융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상품 추천, 금융상품 자문 등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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