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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보기 정치①] 재보궐 공천 논란, 국민·당원 여론 앞세워 명분쌓기


입력 2020.07.25 04:00 수정 2020.07.25 03:12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해 공천 강행 관측

통합당도 민주당의 공천 전제로 전략 짜

정의당조차 "무공천 당헌당규는 강화돼야"

성추문에 휘말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왼쪽부터. ⓒ데일리안 성추문에 휘말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왼쪽부터.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책임지고 '무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싹 사라졌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전재수 의원을 비롯한 몇몇 여권 인사들이 '무공천'을 주장했으나, 이해찬 당대표부터 이낙연 의원까지 "왜 벌써 논란에 불을 붙이냐"는 핀잔을 주면서 더이상 '무공천'을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대신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의 공천 여부와 관련해 '국민'(유권자)과 '당원'의 여론을 수렴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통일된 목소리가 나왔다.


표면상으로는 국민과 당원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것이지만, 사실상 공천을 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많다. 여론조사의 경우 설문지 문항을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고, 지지자들은 도덕적 책임과 별개로 당에 유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스스로 정한 당헌당규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오자, 국민과 유권자 여론을 앞세워 간 보기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 당헌 96조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치러지기 때문에 민주당의 귀책 사유가 명백하다.


하지만 보궐선거 공천을 결정할 차기 지도부 출마자 중 무공천을 말하는 인사는 아무도 없을 뿐더러, 야당도 민주당의 공천을 전제로 전략을 짜고 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BBS 라디오에서 "국민과의 약속대로면 후보를 내지 않아야 맞지만, 서울과 부산에 워낙 많은 유권자가 있고 상징성이 크다"며 "민주당이 꼼수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이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은 '불법'이라며 형사고소까지 했으나, 결국 민주당도 선거법 개정의 의미를 스스로 훼손하면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창당한 전례를 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직접 후보를 내지는 않되 (범여권) 비례 정당을 통해 후보를 내는 방법 △민주당과 가까운 인사를 출마토록 하고 민주당은 뒤에서 돕는 방법 △전당원 투표 형식을 빌려 민주당이 직접 후보를 내는 방법 등을 나열하며 "이런 편법으로 무공천 논란을 피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도 민주당의 재보궐선거 공천 주장에 대해 "말을 바꾸고 입장을 바꾸는 낯 부끄러운 일도 서슴없이 감행하는 꼴불견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 "고쳐야 할 당헌당규는 당 공직자의 성폭력 사건이 재발되지 않는 강력한 당헌당규의 도입"이라며 "보궐선거 사유를 제공한 경우 공천하지 않겠다는 당헌당규는 더욱 강화돼야 하는 것이지 어겨도 되는 약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금 즉시 보궐선거 후보를 낸다는 몰염치한 소리는 중단하고 성폭력 사건 조치, 무공천 행사 등에 대한 당헌당규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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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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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대순
  • 마이크로 2020.07.26  12:18
    자기가 자기 발등을 찍은  민주당 ~~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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