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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브리핑] KBS노조 “보도참사 부른 ‘대화 녹취’ 정체 밝혀라”


입력 2020.07.20 16:32 수정 2020.07.20 16:32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KBS '뉴스9' ⓒKBS '뉴스9'

KBS노동조합이 최근 검언유착과 관련한 KBS ‘뉴스9’의 보도에 대해 비판에 나섰다.


<이하 KBS노동조합 전문>


보도참사 부른 ‘대화 녹취’ 정체 밝혀라


최근 검언유착 의혹으로 구속 수감된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에 대해 지난 18일 KBS 뉴스9는 단독으로 입수한 대화 녹취가 ‘스모킹 건’이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본부는 이 대화와 그동안의 KBS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을 만나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시민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 관계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석열 총장의 입지도 한층 좁아지게 됐다.’고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 전 기자측은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며 KBS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으며, 한 검사장도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대화가 ‘있었던 것’처럼 꾸며낸 완전한 허구이며 보도내용도 시점도 너무나 악의적”이라며 보도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특히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조차도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취재진이 입수했다는 스모킹 건, ‘대화 녹취’의 정체에 대해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


KBS보도본부는 “다양한 취재원을 상대로 한 취재를 종합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지만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된 점을 사과한다”고 오보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화 녹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도 없다. 정치적인 논란이 될 수 있는 검언유착에 대해 상대방의 팩트체크도 하지 않은 채 객관적인 증거라며 보도했는데 이것이 통째로 허위로 드러날 경우 ‘소설’이라고 비난받는 정도가 아니라 KBS 신뢰도 자체에 치명타를 가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하루 만에 오보를 사과할 만큼 무리한 보도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사실을 KBS 취재진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크로스 팩트 체크도 하지 않을 정도면 입수한 대화 녹취가 ‘매우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도본부는 어떤 논쟁도 없이 하루 만에 보도가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상대방 취재 당사자에게 대화의 내용을 확인하지 않을 만큼 신빙성 있는 대화 녹취를 전달한 취재원이 과연 누구였을지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취재 내부 규율과 검증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훈련된 기자들이 취재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런 허술한 취재가 ‘단독’을 달고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굉장한 의문이 남는다. 이에 KBS뉴스의 신뢰도 훼손을 막기 위해서라도 양승동 사장과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다수의 누군가’로부터 입수했다는 녹취에 대한 정체를 밝히고, 전문을 입수했는지, 직접 취재한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확인 없이 받아쓴 것이 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동재 전 기자는 KBS 보도가 억울하다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보도본부도 마냥 밑도 끝도 없는 사과 만 할 것이 아니라 해당 대화 녹취 전문과 입수 경위를 밝혀 KBS 보도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포함한 일부 논객은 이번 보도 이후 채널A의 검언유착 의혹에 더해 KBS와 권력의 유착도 의심하고 있다.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관련 보도가 갑자기 불방된 것과 관련, 청와대 압력의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이후 KBS노조가 고발까지 했으나 지금까지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이번 ‘대화 녹취’ 오보사태는 강원 산불 보도 참사와 1박 2일 오보 참사 이후에도 양승동 사장의 보도본부가 달라진 것이 없는 또 하나의 ‘양승동아리 발 보도참사’다. 엎지른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다. 보도참사가 또 반복되면 그만큼 공영방송의 신뢰도는 금이 갔으며 지금은 공영방송에 대한 믿음 자체가 깨질 위기에 있다. 양승동 사장은 정체불명의 대화 녹취가 검증없이 무리하게 보도에 쓰여지게 된 배경을 밝혀라!


KBS노동조합은 불투명하고 악의적인 대화 녹취 보도참사에 대해 원포인트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한다!


2020. 7. 20.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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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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