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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말해야"…권력형 성폭력 다룬 작품에 쏠린 관심

  • [데일리안] 입력 2020.07.18 06:51
  • 수정 2020.07.18 09:04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밤쉘:세상을 바꾼 폭탄 선언' 10만 돌파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 호평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그린나래미디어(주)

"(소송으로 뭘 원하죠?) 그런 행동을 멈추는 거요."(영화 '밤쉘' 그레천 칼슨)


"아이들은 영원히 어리지 않다. 강력한 여성으로 변해 당신의 세계를 박살 내러 돌아올 거다."(미국 체조선수 카일 스티븐슨)


권력형 성폭력을 다룬 두 편의 작품이 인기다. 미디어 남성 권력을 고발하는 실화 바탕의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하 '밤쉘')과 미국 체조 선수들의 미투 폭로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가 그렇다.


최근 10만 관객을 돌파한 '밤쉘'은 2016년 미국 폭스 뉴스 간판 여성 앵커였던 그레천 칼슨이 로저 에일스 회장을 고소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당시 칼슨에 이어 폭스뉴스 여성 앵커인 매긴 켈리도 에일스 회장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밝혔고, 결국 에일스는 사임했다.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는 미시간주립대 체조팀과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래리 나사르가 약 30년 동안 265명의 체조선수를 성적으로 학대한 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으로 나사르는 2018년 총 360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스티브 페니 미국 체조 협회 회장이 체포된 데 협회 이사진 전원은 직을 내려놨고, 미 올림픽위원회(USOC) 스콧 블랙문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실화를 다룬 두 작품이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감독과 선배 선수들의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이 그렇다. 두 사건은 특히 권력과 얽혀 있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넷플릭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선 아직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피해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피해자가 왜 이제야 폭로했는지 의문이라며 화살을 피해자에게 돌리기도 했다. 피해자에 대한 신상털기도 이뤄졌다.


최숙현 사건의 경우, 동료들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돼 있었다"며 추가 피해를 직접 증언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세 명의 선수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관련 조직들조차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영화 '밤쉘'과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는 권력형 성폭력과 가혹행위를 촘촘히 들여다보며 피해자들의 절규에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과 사건을 덮으려 피해자들을 몰아붙이는 거대 조직을 까발린다. 그러면서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이 일어나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꼬집는다. 작품 속 피해자인 여성들과 아이들은 오히려 자문한다. 내가 진짜 잘못한 걸까, 왜 나는 나서지 못하며 아무도 날 도와주는 사람은 없는지 말이다.


'밤쉘'에서 피해자 중 한 명인 케일라 포스피실(마고 로비 분)가 뱉은 "직장 내 성희롱은 이런 겁니다. 끊임없이 자문하죠. 내가 뭘 했지? 내가 무슨 말을 했지? 내가 뭘 입었었지"라는 대사,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에서 나온 "우리는 복종하는 데 길들여진 나머지 성범죄란 걸 알았을 때도 고발할 생각을 못했다"는 피해자들의 발언은 권력형 성폭력을 언급하는 게 얼마나 힘들 일인지 보여준다.


'밤쉘'의 그레천(니콜 키드먼 분)은 소송으로 뭘 원하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그런 행동을 멈추는 거요. 누군가는 말해야 해요, 분노해야 하고." 피해자가 원하는 건 이 한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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