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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최하위’ KIA 양현종…대투수에게 필요한 것은?


입력 2020.07.18 06:00 수정 2020.07.17 23:4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16일 삼성전 난타 당하면서 평균자책점 최하위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IA 양현종. ⓒ 뉴시스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IA 양현종. ⓒ 뉴시스

KIA 에이스 양현종의 올 시즌이 심상치 않다.


양현종은 지난 16일 삼성전에서 홈런을 2개나 허용하는 등 3.1이닝 7실점으로 크게 부진한 뒤 조기 강판됐다.


갑작스런 부진이 아니다. 양현종은 지난달 21일 삼성전에서도 4이닝 8실점(7자책)으로 자존심을 구겼다가 직후 등판인 키움전(6이닝 2실점)에서 기사회생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서 퀄리티 스타트와 거리가 멀었고 확 불어난 실점은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 급상승으로 이어졌다.


현재 KBO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소화한 투수들은 모두 26명. 이 가운데 6.3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양현종의 순위는 아쉽게도 26위다. 지난 수년간 리그를 지배했던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다.


양현종의 부진에 대해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하는, 즉 커맨드의 문제로 보고 있다. 결국 제구가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양현종은 어느덧 32세 베테랑 투수 반열에 올라있다. 하지만 노쇠화를 염려할 나이는 아니다. 기복이 있을 수 있고 나이에 따른 하강 곡선도 그릴 수 있으나 직전 시즌 평균자책점 1위 투수가 이렇게 급전직하하는 경우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이례적인 ‘사건’임에 분명하다.


가장 의심이 가는 대목은 역시나 지금까지 누적된 피로도다.


데뷔 초반 제구와 체력 문제로 애를 먹었던 양현종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한 뒤 2014시즌부터 리그의 지배자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양현종의 투구 이닝은 1118.1이닝으로 KBO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1000이닝을 돌파한 투수가 양현종, 유희관(1048.2이닝) 둘 뿐이다. 뿐만 아니라 투구수 역시 1만 7792개를 던져 이 부문에서도 1위였다. 아무리 관리를 잘 받는다 하더라도 탈이 날 수밖에 없었던 등판 기록이다.


투수 FA 최고액 순위 및 누적 기록(*은 단년계약, **은 계약 중지). ⓒ 데일리안 스포츠 투수 FA 최고액 순위 및 누적 기록(*은 단년계약, **은 계약 중지). ⓒ 데일리안 스포츠

다만 올 시즌 부진을 놓고 양현종을 비난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물며 양현종은 23억 원이라는 투수 연봉 최고액을 받는 선수다. 그럼에도 그는 ‘먹튀 리스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선수로 분류된다.


지난 2017년 첫 FA 자격을 얻었던 양현종은 친정팀에 잔류하며 단기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에 수긍했다. 이후 23억 원대의 초고액 연봉으로 4년간 91억 5000만 원의 연봉을 적립했다. 이는 투수 최고액인 LG 차우찬(4년 95억 원)에 이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몸값이다.


하지만 활약상을 놓고 보면 두 투수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 양현종은 FA 첫 해였던 2017년 KIA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고, 이후에도 꾸준한 특급 성적을 남기며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부문 차우찬보다 3배 가까운 기록을 찍었다.


어쩌면 지금 양현종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일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팬들은 그가 잠시 2군으로 내려가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현재 KIA는 리그 4위를 달리며 순항하고 있다. 양현종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최상의 성적표를 얻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지금 팀 전력에서 빠졌다가 문제점을 보완한 뒤 본격적인 순위 싸움을 펼치는 후반기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쉼 없이 달려온 대투수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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