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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천하는 엘롯기, 사상 첫 동반 가을야구?


입력 2020.05.28 15:20 수정 2020.05.28 15:2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LG-KIA-롯데, 나란히 상위권 위치해 순항

역사상 엘롯기 동반 가을야구 진출 없어

엘롯기 주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왼쪽부터)-민병헌-양현종. ⓒ 뉴시스/연합뉴스 엘롯기 주장을 맡고 있는 김현수(왼쪽부터)-민병헌-양현종. ⓒ 뉴시스/연합뉴스

전국구 인기 팀으로 불리는 LG와 롯데, KIA의 올 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금의 순위가 유지된다면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엘롯기’의 동반 가을 야구 진출을 볼 수 있다.


LG는 현재 13승 6패(승률 0.684)의 고공비행으로 단독 2위에 올라 선두 NC를 3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다. LG는 마무리 고우석 등이 빠지는 악재가 발생했으나 이른바 ‘잇몸 야구’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KIA는 확실한 선발진이 돋보인다. 에이스 양현종이 건재한 가운데 두 명의 외국인 투수, 그리고 이민우와 임기영이 뒤를 받쳐주는 구도다. 지난해 불안했던 마운드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KIA는 초반 부진을 딛고 어느새 단독 4위까지 점프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유지하며 돌풍의 주인공이 될 심산이다. 아직 불안요소가 있으나 지난해 3할 승률에 그쳤던 팀임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성적은 ‘매우 만족’이다.


이들 세 팀이야 말로 KBO리그의 흥행을 이끌어가는 견인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와 KIA는 영호남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으며, LG는 수도 서울서 39년째 자리하며 확실한 흥행요소를 등에 업고 있다.


1989년 이후 엘롯기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1989년 이후 엘롯기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는 이들 세 팀의 성적에 따라 관중 동원 숫자가 크게 널뛰기했다. 첫 르네상스 시대였던 90년대에는 엘롯기 3팀이 꾸준한 성적을 내며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본 반면, 이들이 부진했던 2000년대 초반은 한국 야구의 암흑기로 기억되고 있다.


실제로 1986년부터 1999년까지 무려 14년 연속 엘롯기 중 한 팀은 꼬박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1994년까지 9년 연속 우승을 나눠 갖기도 했다.


2000년대 극심한 성적 부진에 시달렸던 것도 공통점이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 연속 엘롯기가 최하위를 찜했는데, 이때 야구팬들로부터 ‘엘롯기 동맹’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엘롯기는 2010년대 들어 흑역사를 청산했으나 90년대와 같은 강력함은 되찾지 못하고 있다. KIA가 2017년 우승을 차지했으나 꾸준함을 유지하지 못했고 LG와 롯데는 여전히 한국시리즈 진출이 허락되지 않고 있다.


KBO리그 역사에서 엘롯기 3팀이 동반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지난 1995년 LG-롯데-해태 순으로 정규시즌이 종료됐지만 3경기 차 이상일 경우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는다는 규정에 의해 해태가 자동 탈락한 독특한 역사도 있다.


엘롯기가 주춤한 사이, KBO리그에서는 SK와 삼성 왕조가 만들어졌고, 지금은 두산 천하가 수년째 이어지는 중이다. 전통의 인기 구단인 엘롯기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대목이다.


사상 첫 엘롯기의 동반 가을 야구 진출이 올 시즌 KBO리그 최대 이슈로 주목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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