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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국도 외국인 입국 막는데...'상호주의' 강조했던 정부는 요지부동


입력 2020.03.27 13:39 수정 2020.03.27 16:4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해외 입국자 90%가 내국인이라지만

내국인 제외한 외국인 입국제한 못하느냐는 지적

우리국민 입국금지 142곳…우리는 中 후베이성 1곳

해외 입국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해외 입국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중국이 오는 28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그간 강조해온 '상호주의' 대신 검역강화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해외 입국자의 내국인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입국금지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일각의 요구는 내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입국금지'여서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위험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전체 해외유입 환자의 90%가 우리 국민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입국금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채택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앞서 입국금지 조치와 관련해 '상대국이 입국금지를 하지 않아 우리도 할 수 없다'는 상호주의를 강조했었다.


26일 오후 6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 및 지역은 180곳에 달한다. 이 중 142곳은 입국 자체를 막고 있지만, 우리 정부가 입국금지를 내린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중국 후베이성, 딱 한 지역에 대해서만 입국금지를 시행하고 있을 뿐이다.


일각에선 우리 경제 개방성으로 인해 적극적인 입국금지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소위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가 문을 걸어 잠그면 코로나 국면 이후에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만이라도 입국 막아야"
과부하 의료진 위해 입국금지 필요하다는 주장도


하지만 해외 유입 환자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기로 한 다음달 5일까지 만이라도 외국인 입국금지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한 정기석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다 조치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마지막 스퍼트 2주 동안은 잠시 국경을 닫는 것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미국, 유럽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아직까지 피크가 되려면 조금 더 멀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만 잘했다고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다른 나라들과 협조해 우리나라만이라도 어느 정도 확실하게 (국경을) 닫은 뒤 내부 상황을 정리하고, 우리가 오히려 다른 국가들을 도와주는 전략을 취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부하 상태에 놓인 일선 의료진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라도 입국금지를 시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 국민 치료도 힘들고, 의료진도 지쳤다"며 "이제라도 외국인의 입국금지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외국인들이) 일부러 치료받으러 국내에 들어온다고 한다"면서 "외국인까지 치료해주고 있을 정도로 (의료) 일선의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 다른 나라는 이미 한국을 다 막았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입국을) 금지해달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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