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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홍준표·김태호 쳐낸 통합당... 'PK 선거 구심점'은 누가


입력 2020.03.06 04:01 수정 2020.03.06 18:2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공관위, 洪·金에게 경선 기회도 안줘…타지역 차출도 'NO'

당내선 "PK 선거 어떻게 치르려고 하나" 강한 우려 목소리

洪·金, 무소속 출마 불사하겠단 입장…향후 상당한 파장 예상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데일리안DB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데일리안DB

5일 미래통합당에 '4·15 공천 피바람'이 몰아쳤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당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단칼에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경선 기회도 주지 않았다. 공관위는 두 사람을 다른 지역으로 차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경남 양산을'과 '경남 거창'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던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만큼, 통합당 입장에선 PK 선거 전략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의 표가 갈라져 여당에 유리한 선거 국면을 조성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 내에선 "PK(부산·울산·경남)에서 두 명의 잠룡을 쳐내고, 어떻게 PK 선거를 치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PK 지역 공천 발표 기자회견에서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컷오프 이유'에 대해 "공관위에서 일관된 방향과 방침에 따라 결정했다"며 "다자 경선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관위가 평소에 밝혀온 '당 지도자급 험지 출마'라는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험지인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맞붙겠다고 한 상황에서 당 간판급으로 분류되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에게 상대적으로 '양지'로 꼽히는 경남 지역에 공천 줄 경우 당 안팎으로부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던 홍 전 대표는 당 공관위의 거듭된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 출마라는 절충안을 제시한 상태였다. 김 전 지사는 당의 요구인 '경남 창원 성산' 출마를 거부하고, 고향인 '경남 거창·함양·산청·합천' 출마 의지를 고수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두 사람의 다른 지역구 차출 가능성'에 대해선 "공관위의 결정은 상당히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내린 것이다. 뒷문을 열어놓고 한 것은 아니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의 무소속 출마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고려 사항을 감안했다"며 "어떤 것이 더 총선 의의에 맞고, 미래를 향한 당의 운명에 부합하고 옳은 것인가에 대해 본인들이 알아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가 컷오프된 양산을 지역은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이장권 전 경남도의회 의원 등 3명이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정하기로 결정했다. 김 전 지사가 공천을 신청했던 경남 거창 지역은 강석진 의원과 신성범 전 의원이 경선한다.


두 사람은 이 같은 공관위의 결정을 맹비난하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을 박차고 나갔다가 들어온 사람들은 온갖 대우를 해주면서, 평생 단 한 번도 당을 떠나 본적이 없고 당과 함께 풍파를 같이 겪어온 사람한테는 말 한번 안 들었다고 잘랐다"며 "공관위의 결정은 현실을 모르는 아마추어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민들이 '여기는 아무나 꽂으면 되는 지역인줄 아느냐. 공관위가 지역민들을 무시하는 오만한 결정을 했다'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기서(경남 거창) 떠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 갈 수 있는 길은 '외길' 뿐이다. 민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참 야비한 정치 한다"며 공관위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관위 면접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밀양에서 컷오프 당했다. 양산을에서 (컷오프를) 당하면 두 번째"라며 "만약 컷오프를 두 번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한 바 있다.


당내에선 "PK 선거 구심점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PK 지역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잠룡인 '부산 김영춘·경남 김두관'으로 PK 전선을 가다듬고 있는데, 우리당은 PK 선거를 이끌 구심점이 없다"며 "총선 최대 격전지가 될 PK 선거를 어떻게 치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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