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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코로나 역풍에도 '숨고르기'(종합)


입력 2020.02.27 10:06 수정 2020.02.27 10:1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존 연 1.25% 유지…올해 들어 두 번째

코로나19 경제 타격에도…가계 빚 부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한 번 동결했다.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이하 코로나19) 변수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조기 인하설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일단은 사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이미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내리면서 꿈틀거리고 있는 가계 빚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은은 27일 서울 세종대로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금통위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기준금리 동결이다.


이번 한은 금통위의 판단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지난 12~18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업무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1%가 한은이 이번 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최근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빠르게 확산됐다. 금투협 조사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점친 응답이 19%로 전달(1%)보다 크게 늘어난 점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모습이다.


하지만 한은은 일단 관망세를 이어갔다. 아직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에 이른 시점인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앞선 지난 14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에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를 지속하게 됐다. 한은은 지난해 7월 1.75%에서 1.50%로, 같은 해 10월에는 1.50%에서 1.25%로 1년 새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린 상태다.


이처럼 심화한 저금리 기족 속에서 다시 속도가 붙고 있는 가계 빚은 기준금리 조정에 따른 한은의 부담을 더욱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이미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대출이 더 늘어난 경우 가계의 상환 여력이 크게 악화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가계 빚은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넘어선 실정이다. 지난해 말 국내 가계신용이 1600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1536조7000억원) 대비 4.1%(63조4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저축은행·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인 판매신용을 합친 통계로, 가계 빚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안정 국면에 접어든 듯 했던 가계신용이 갈수록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현실은 위기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2018년 4분기 22조8000억원이었던 가계신용 증가폭은 지난해 1분기 3조20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하지만 같은 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16조8000억원, 15조8000억원으로 늘더니 4분기에는 27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30조원에 육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성장률만 놓고 보면 당장 금리를 내릴 명분이 충분하지만, 이럴 경우 대출 수요 확대로 부동산 시장까지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회복과 정부 정책 기조 사이에서 한은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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