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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벽] 쉽지 않은 라리가 정복, 기성용이라면?


입력 2020.02.26 09:31 수정 2020.02.27 07:29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마요르카와 단기계약, 한국인으로는 7번째로 라리가 진출

좌절만 가득했던 코리안리거들의 라리가 도전기

기성용은 라리가를 누비는 7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 연합뉴스 기성용은 라리가를 누비는 7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 연합뉴스

전 국가대표 캡틴 기성용이 스페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페인 프로축구 1부리그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마요르카는 25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 영입 소식을 전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6월 말까지로 기성용은 현재 18위에 자리하고 있는 마요르카의 강등권 탈출을 이끌어야 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됐다.


2006년 FC 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에 입단하며 유럽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12년부터는 스완지시티에 둥지를 틀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뛰어 들었고, 이어 선덜랜드와 뉴캐슬 등을 거친 뒤 스페인리그에 진출했다.


이로써 기성용은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누만시아), 이호진(라싱 산탄데르), 박주영(셀타 비고), 김영규(알메리아),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에 이어 라리가를 누비는 7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그간 스페인리그는 코리안리거들에게는 쉽지 않은 무대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성공을 거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이강인은 현재 진행형)


좌절과 아쉬움만 가득했던 코리안리거들의 라리가 도전기를 돌아본다.


이천수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무대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이천수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무대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라리가 1호’ 이천수, 두고두고 아쉬운 데뷔골 무산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으로 활약하며 ‘밀레니엄 특급’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던 이천수는 2003년 여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 전격 입단하며 당시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이천수가 입단하기 전 레알소시에다드는 2002-03시즌 2위를 차지한 강팀이었다.


당시 재능을 눈 여겨 본 레알 소시에다드가 러브콜을 보냈고, 그렇게 이천수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무대를 밟은 선수가 됐다.


스페인 진출에 앞서 K리그 무대를 호령했던 이천수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그는 2003년 8월 30일 에스파뇰과의 라리가 개막전서 유고 공격수 코바체비치와 투톱을 이뤄 경기에 나섰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앞 선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던 이천수는 후반 한 차례 환상적인 로빙슛으로 골문을 노렸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보였으나 골라인을 통과하기 전 코바체비치가 몸을 던져 밀어 넣는 바람에 데뷔골이 무산됐다.


애석하게도 이는 이천수가 라리가 무대서 가장 골에 근접했던 장면이었다. 만약 데뷔전에서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면 이천수는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개막전 이후 11월까지 골 침묵 행진을 이어간 이천수는 어느덧 자신감을 잃어갔고, 결국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1년 만에 누만시아로 임대를 떠났다.


승격 팀 누만시아에서도 이렇다 할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이천수는 결국 스페인서 실패를 맛보고 2005년 친정팀 울산에 복귀했다.


셀타 비고서도 실패를 맛 본 박주영.(자료사진)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셀타 비고서도 실패를 맛 본 박주영.(자료사진)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아스날서 실패한 박주영, 돌파구 되지 못한 셀타 비고


프랑스리그 AS 모나코에서 3년 간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박주영은 2011년 8월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날과 계약하며 또 한 번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아스날 입단 이후 박주영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단 7경기에 출장해 1득점에 그쳤고, 결국 2012년 8월 셀타 비고로 임대돼 스페인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셀타 비고 입단 이후 박주영은 이천수와는 달리 한 달도 되지 않아 헤타페와의 리그 경기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성공을 예감케 했다.


그러나 박주영 역시 적응 실패 등 라리가의 높은 벽에 부딪쳤고, 컵 대회를 포함해 26경기에 나와 4골을 올리는 데 그치며 씁쓸히 퇴장했다.


당시 스페인 언론은 "셀타 비고의 박주영 영입은 완전한 실패작"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지로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백승호는 결국 독일로 이적했다. ⓒ 뉴시스 지로나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백승호는 결국 독일로 이적했다. ⓒ 뉴시스

유망주들의 이루지 못한 스페인 드림


이 밖에 내로라하는 한국 축구의 유망주들이 꾸준히 스페인 무대를 노크했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청소년 대표 출신 이호진은 2005-06 시즌 라싱 산탄데르에 입단했지만 시즌 최종전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알메리아 유스를 거쳐 라리가 데뷔 기회를 얻었던 공격수 김영규 역시 적응에 실패하면서 임대를 떠났고,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백승호는 지로나로 이적해 3경기·57분을 뛰었으나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결국 백승호도 스페인 대신 독일 분데스리가 다름슈타트로 이적하며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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