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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10년 기다린 ‘금소법’, 국회 문턱서 또 도로아미타불 될라

  • [데일리안] 입력 2020.01.29 07:00
  • 수정 2020.01.28 17:31
  •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역대 최악 국회’ 오명 속 민생법안 뒷전...구호만 남은 ‘금융소비자 보호’

‘총선모드’에 추진동력 상실-금융당국 ‘소비자보호 강화’ 반쪽짜리 우려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그야말로 ‘DLF사태’ 성토장이었다.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 임원들이 출석해 ‘죄송하다’며 연신 허리를 굽혔고, 국감장에 출석한 피해자는 울음을 터뜨리며 한때 정적이 흐르기도 했다. 이에 정무위원들은 은행권과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강화 필요성을 저마다 주창하며 입법기관으로써의 위신을 과시했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여겨졌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제정안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어서 입법 기대를 모았으나 여전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상태로 머물러있어 법안 통과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금소법은 여야 간에 이견이 없는 상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집단소송제 등 핵심 쟁점사안을 일단 배제하고 법안 통과에 전력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알맹이 없는 법안이라는 비판도 나왔으나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첫 법적 장치라는 측면과 향후 시행령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로 시급한 본회의 통과에 주력하자는 반응이 우세했다.


그러나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은 우려했던 대로 정치논리에 발목이 잡혔다. 패키지로 묶인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개정안이 무산되면서 본회의에 오를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법사위가 본회의로 가는 사실상 마지막 고비였던 만큼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금소법 통과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거나 회의적인 시각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20대 국회 종료까지는 아직 1~2차례 기회가 더 남아있지만 4·15 총선을 두 달여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총선정국에 돌입한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입법활동에 나서줄지 여부부터 미지수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향후 21대 국회에서 입법 발의 과정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이처럼 ‘금소법’ 제정이 지지부진한 사이 금융권은 대형 금융사고들이 연달아 터지며 뒤숭숭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DLF사태에 이어 올해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금융권을 덮치고 있는 가운데 아직 그 구체적인 규모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 미비 문제는 또다시 제기되고 있으나 그 공을 쥔 입법기관의 결단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며 금소처 규모를 기존의 2배로 늘리는 ‘슈퍼 금소처’를 출범시켰다. 금감원의 이번 조직개편 역시 금소법 통과를 전제로 하고 있어 만약 해당 법안 통과가 불발됐을 경우 금감원의 이같은 움직임이 결국 반쪽자리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감원은 “2월 중으로 금소법 통과를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 연일 민생을 외치는 국회가 유권자이자 투자자인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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