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놓아주지 않는 靑…'고건式 제거'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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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23일 04:35:35
    이낙연 놓아주지 않는 靑…'고건式 제거' 노리나
    "총리 너무 오래하고 있다" 우회적 사의에도
    靑, 법무장관 '원포인트 인선' 기류…온도차
    사람 놔주지 않는 것에 '다른 의도' 숨어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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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0-18 02:00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총리 너무 오래하고 있다" 우회적 사의에도
    靑, 법무장관 '원포인트 인선' 기류…온도차
    사람 놔주지 않는 것에 '다른 의도' 숨어있나


    ▲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총선이 반 년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이낙연 국무총리의 정치무대 복귀가 이뤄지지 않는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이 총리를 계속해서 원외에 두면서 고건 전 총리 방식으로 차기 대권 구도에서 제외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차기 대권주자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낙연 총리를 간판으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정례 실시하는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이 총리는 지난 6월 23~25일 24.7%의 지지율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21.0%)를 제친 이후 계속해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총리 스스로도 지난 1일 대정부질문에서 "(총리를) 너무 오래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의 사의설 보도 파동도 일종의 우회적인 의사표명으로 보고 있으며, 후속 개각 때 사의를 고려해달라는 취지는 청와대에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더 이상의 총리직 수행은 오히려 대권가도에 불이익이 되는 측면도 있다. 이 총리는 '조국 사태' 초기에 여론을 고려해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려 했으나, 대정부질문이 계속되면서 결국 임명권자의 뜻에 부합해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호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 국무조정실은 동남권 신공항의 적절성 검증 작업을 하고 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특정 권역의 거센 반발이 불보듯 뻔한 사안이라 이 총리에게 부담이 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청와대가 이 총리를 놔줄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조 전 장관 사퇴에 따른 후임 법무장관 인선을 '원포인트'로 가져갈 움직임이다. 이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은 '국정안정', 청문회 걱정도 있겠지만
    공천 확정되면 의원들 '현재권력'에서 벗어나
    이낙연 당 복귀시 '힘쏠림' 향한 우려 있는듯


    ▲ 이낙연 국무총리가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던 시절 손학규 대표와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옆은 박지원 의원이다. ⓒ데일리안

    표면상의 명분은 국정 안정이다. 한 재선 의원은 "총리가 물러나면 새 총리 후보자를 구해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며 "이 정권에 청문회를 통과할만한 능력 있고 도덕적인 인재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장관은 "야당이 반대하는 사람이 일을 더 잘하더라"며 눈 질끈 감고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총리는 헌법 제86조 1항에서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어, 임명강행도 할 수 없다.

    이 총리가 총선에 나가려면 총선 90일 전인 내년 1월 16일까지는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정권 때의 안대희 전 대법관·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연속 낙마 사태가 재연되기라도 해서 총리가 공석이 되면 연말연시에 공직사회에 이완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조국 사태'를 겪으며 가시화하기 시작한 국정장악력의 누수 현상이 심화된다.

    이러한 표면상의 이유 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문(비문재인) 성향인 이 총리를 총리직에 붙들어둬 총선에 관여하지 못하게 한 뒤, 대선 전에 고건 전 총리 방식으로 대권 구도에서 이탈시키려는 구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이 총리가 당으로 나올 때쯤이면 공천도 순차적으로 확정된다. 정치권 핵심관계자는 "공천이 확정되면 현 정권이 다시 공천에 관여할 일은 없다"며 "의원들이 현재권력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자연스레 미래권력으로 힘이 쏠린다"고 내다봤다.

    범여권의 다른 대권주자들이 만신창이가 됐다는 것도 이 총리로의 힘쏠림을 가속할 수 있는 요소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청 국정감사에서 "여당의 대권주자가 다 몰락해서 (박원순) 시장밖에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운을 뗐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장으로 답변드리고 있다"면서도 만면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잘해보라"는 이 의원의 덕담에는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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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건 전 국무총리(사진)는 한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누르고 차기 대권주자 선두를 달렸으나, 2006년 12월 자신을 임명했던 임명권자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실패한 인사'라는 일격을 맞고 동력을 잃으며 대권가도에서 하차해야 했다.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원외인데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박 시장과 전직 4선 의원에 광역단체장(전남지사)도 이미 경험했으며 국무총리도 지낸 이 총리는 정치적 중량감의 차이가 적지 않다. 지금 시점에서의 차기 대권 지지율도 차이가 상당하다. 집권여당이 이 총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총리의 전력을 살피면 '비노비문' 성향이 도드라진다. 이 총리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밖에 보이지 않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서 당당하게 "(전현직 대통령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범여권 의원실 관계자는 "이 총리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깨고나온 열우당과의 분당 과정에서도 민주당 잔류를 선택했다"며 "나중의 '대통합' 과정에서도 열우당과의 재합당을 반대한 강성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권력으로의 힘쏠림을 견제하려는 것은 현재권력의 본능이다. 지난해 민주당 8·25 전당대회에 김부겸 의원 등 차기 대권주자의 당권 도전을 허용치 않았던 문 대통령이 과연 이 총리를 원하는대로 놔줄지 두고볼 일이라는 관측이다.

    범여권 의원실 관계자는 "비노 성향의 고건 전 총리가 차기 대권주자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을 한 해 앞둔 2006년 12월 직접 나서서 '고건 총리 기용은 하여튼 실패한 인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는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무특보를 하던 시점이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고 전 총리가 아니면 이명박·박근혜와의 맞상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이해찬·유시민·한명숙 등 친노 성향 인사를 차기 대권에 내세워보려고 그랬던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재권력의 직격탄을 맞은 고 전 총리는 동력을 잃으며 불과 한 달 뒤에 대선불출마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며 "원내로 들어와서 5선 의원 정도 되면 '고건식(式) 제거'는 불가능하지만, 일개 원외 인사라면 상대적으로 손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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