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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원정경기, 북한에 개최권 줘야 하나


입력 2019.10.16 00:04 수정 2019.10.16 15: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TV 생중계 및 취재단 불허 이어 돌연 무관중 경기

국제적 관례 모두 깨는 북한 태도에 비난 쏟아져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북한전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 대한축구협회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북한전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 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경험 해보지 못한 괴상한 원정경기에서 승점을 수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서 열린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 북한(FIFA랭킹 113위)과의 원정경기에서 손흥민-황의조-황희찬 등을 투입했지만 0-0 무승부에 만족했다.

경기 전까지 나란히 2승을 따낸 한국과 북한은 승점1씩 나눠 가지며 승점7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이 북한에 골득실에서 앞서 H조 1위를 유지했다.

괴상한 원정경기였다. 경기에 앞서 영국 BBC 방송이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경기"라고 평가했을 만큼, 전례가 없는 방법으로 펼쳐졌다. 월드컵 예선인데도 북한의 비협조 속에 TV 생중계도 이뤄지지 않았고, 취재진 방북도 허용하지 않았다.

선수단과 북한에 동행한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아시아축구연맹 외국인 경기 감독관의 휴대폰을 빌려 AFC가 있는 쿠알라룸프르를 거치는 릴레이 문자중계를 통해 경기 소식을 받아봐야 했다. 축구팬들은 물론 취재해야 하는 기자들조차 경기 흐름을 알 수 없었다.

현지 인터넷 환경도 원활하지 않아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도 몇 차례 있었다. 최소한의 미디어센터 시설과 인터넷 환경도 조성하지 못한 북한이 월드컵 예선을 개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앞서 치른 레바논전 역시 한국전과 비슷했다. 차라리 제3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무리수를 두는 북한이나 중계를 볼 수 없어 답답한 원정팀이나 모두에게 낫다.

징계를 받은 상황이거나 안전에 우려가 있는 상황도 아닌데 월드컵 예선을 무관중 상태로 치른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 대한축구협회 징계를 받은 상황이거나 안전에 우려가 있는 상황도 아닌데 월드컵 예선을 무관중 상태로 치른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 대한축구협회

국제적 관례를 깨는 행동을 이어가던 북한은 급기야 무관중 경기를 결정하는 돌발행동까지 했다. 경기 전날 가진 사전준비 회의 때만 해도 북한 측은 약 4만 명의 관중을 예상했지만, 이날 평양 김일성경기장에는 킥오프 때도 입장하지 않았다.

북한은 AFC와 사전 조율 없이 무관중 경기를 경기 당일 결정했다.

2차예선 홈경기에서 마케팅 권리는 주최국에 있기 때문에 AFC가 문제삼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징계를 받은 상황이거나 안전에 우려가 있는 상황도 아닌데 월드컵 예선을 무관중 상태로 치른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전세기로 방북한 인판티노 FIFA회장도 김일성경기장에서 괴상한 상황을 직접 지켜봤다.

이런 상태라면 북한에 월드컵 예선 홈경기 개최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북한이 비중이 큰 최종예선까지 진출한다면,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러야 하는 경기는 불어난다. 2차 예선과 달리 최종예선에서의 중계권 판매 등 모든 마케팅 권리는 AFC에 있지만, 이번에 보여준 북한의 비협조적이면서 수준 이하의 환경을 생각하면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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