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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역행' 광주·전북銀 대출 이자…고객은 봉?


입력 2019.08.27 06:00 수정 2019.08.26 17:41        부광우 기자

광주 6.94%·전북 5.74%…은행 전체 평균 크게 웃돌아

'사상 최대 실적' 갱신 행진에도 더 독해진 이자 장사

광주 6.94%·전북 5.74%…은행 전체 평균 크게 웃돌아
'사상 최대 실적' 갱신 행진에도 더 독해진 이자 장사


광주·전북은행 가계 신용대출 금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광주·전북은행 가계 신용대출 금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이자율이 지난 달 들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자 이에 맞춰 대출 금리를 내리고 있는 대형 시중은행들과는 딴 판이다. 올해 들어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는 와중에도 서민들을 상대로 한 이자 장사에 더욱 열을 올리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전북은행의 가계 대상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6.94%로 전월(6.86%) 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은행과 함께 JB금융그룹 소속인 광주은행의 해당 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5.66%에서 5.74%로 0.08%포인트 올랐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안 그래도 다른 곳들에 비해 신용대출이 상당히 비싼 편이었다. 그런데 이자율이 더 높아지면서 이런 경향은 한층 짙어진 모양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 전체 평균(4.75%)에 비해 각각 2.19%포인트와 0.99%포인트씩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두 은행의 대출 이자율 상승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상반된 흐름이란 점에서 눈에 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달 열린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은 2017년 11월 금리인상 이후 20개월 만에 다시 금리인하 쪽으로 바뀌게 됐다.

이에 맞춰 일반 대형 은행들의 대출 이자율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6대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82%에서 3.59%로 0.23%포인트 낮아졌다. 은행별로 봐도 많게는 0.5%포인트에서 적게는 0.1%포인트 가량씩 관련 이자율이 떨어졌다.

이런 여건에서도 광주·전북은행과 같은 지방은행들이 대출 이자율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큰 근거는 지역 경기 침체에 있다. 지방 경제의 근간이 돼 온 주요 제조업들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영업 기반인 지방은행으로서는 맘 편히 대출 금리를 내리기 힘들다는 논리다.

실제로 한은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번 달 국내 제조기업들의 업황 BSI 예상치는 지난 달(73)보다 2포인트 떨어진 71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업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기준금리를 역행하면서까지 대출 이자율을 올리는 행보를 납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출 고객들에게도 돌아가야 할 기준금리 인하의 수혜를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모두 빨아들이는 행태를 마냥 옹호하긴 힘들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실적만 놓고 보면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성적은 부진하기는커녕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다.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도 대출 이자율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처지란 명분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이 몸담고 있는 JB금융은 올해 들어 이전의 실적 잇따라 갈아치우며 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JB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41억원으로 전년 동기(1384억원) 대비 47.5%(657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주사 출범 이후 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 같은 JB금융의 호실적은 핵심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힘입은 바가 크다. 두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727억원으로 같은 기간(1553억원) 대비 11.2%(174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전북은행은 646억원에서 811억원으로, 광주은행은 907억원에서 916억원으로 1.0%(9억원)씩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 경기 불황이 심화하자 가계 신용대출 등 소매 금융에서 활로를 찾아보려는 지방은행들의 시도가 늘고 있다"며 "더욱이 기준금리가 인하 기조에 접어들었음에도 금리를 높여가며 서민들을 상대로 대출 영업을 하는 행태는 결국 미봉책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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