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서비스 임의 변경' 나선 카드사…속내는 씁쓸

배근미 기자

입력 2019.05.07 06:00  수정 2019.05.07 06:09

홈피 등 통해 서비스 변경 기준 강화 안내…“의무기간 후 고지 전제 변경"

부가서비스 축소 요청에 당국 난색…업계 "문구 있으면 뭐하나…이미 사문화"

홈피 등 통해 서비스 변경 기준 강화 안내…“의무기간 후 고지 전제 변경"
부가서비스 축소 요청에 당국 난색…업계 "문구 있으면 뭐하나…이미 사문화"


카드사들이 지난해 말 공정위로부터 지적받은 상품 안내장 문구 변경에 나섰다. 일부 안내장에 기재된 ‘임의로 부가서비스를 변경 또는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정약관조항이라는 지적에 따라 개선에 나선 것이지만 현재까지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임의변경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선 카드사들이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지적받은 상품 안내장 문구 변경에 나섰다. 일부 상품 안내장에 기재된 ‘임의로 부가서비스를 변경 또는 중단할 수 있다'는 조항이 불공정 약관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적에 따라 시정조치에 나선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금융당국의 부가서비스 축소 약관변경 승인건수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최근 부가서비스 축소가 간절한 해당 업계는 다'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홈페이지 등 통해 서비스 변경 기준 강화 안내…“의무기간 후 고지 전제 변경"

7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최근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상품 안내장 내 서비스 변경 기준 강화 안내에 나섰다. BC마일즈 등 13개 상품 안내장 내에 기재된 ’사업자 임의로 부가서비스 변경이 가능하다’는 공정위 지적 조항을 신규출시 이후 일정 기간(상품에 따라 1년 및 5년) 축소나 폐지없이 유지하겠다는 문구로 변경한 것이다.

또 단서조항을 통해 부가서비스 축소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우선 부가서비스 관련 제휴업체의 휴업과 도산, 경영위기와 같은 사유가 발생하거나 카드사의 노력에도 제휴업체가 일방적으로 부가서비스 변경을 통보할 경우, 또 부가서비스 유지 의무기간이 지나 해당 카드의 수익성 유지가 어려운 경우에 대해서도 부가서비스 축소 및 변경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만약 카드사가 이같은 요건에 따라 부가서비스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변경 사유 및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6개월 전부터 매월 개별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함께 담았다. 이에따라 고객들은 가입한 카드 상품의 부가서비스가 축소될 경우 카드대금청구서와 우편,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사전 고지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말 공정위가 카드사 마음대로 부가서비스를 변경 또는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신용카드 상품 안내장의 약관 조항이 무효라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조치 개념이다. 안내장 상에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유를 정해놓지 않아 고객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대해 금감원 여신금융영업감독팀 관계자는 "지난해 공정위가 지적한 약관과 관련해 8개 전업계 카드사에 개정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이며 현재 (협회를 통해) 사후보고 방식으로 결과를 취합 중에 있다"라면서 "개별사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향후 1~2달 내에는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가서비스 축소 요청에 당국 난색…업계 "문구 있으면 뭐하나…이미 사문화"

한편 이같은 약관 변경에도 당장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축소를 승인한 전례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현 여신업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카드사는 신상품을 출시할 때 부가서비스를 3년간 유지하되 의무 유지기간이 지나면 약관 변경을 통해 서비스 내용을 바꿀 수 있도록 돼 있다. 약관 변경 시에는 반드시 금감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최근 기존 상품에 대한 부가서비스 축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카드업계는 다소 씁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업계가 과거 출시된 '적자카드'의 부가서비스 축소가 가능하도록 하는 규제 완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당국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 TF'에서도 이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행 감독규정 상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를 위해서는 감독당국이 허용하지 않는 한 임의적인 축소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최근 부가서비스 축소에 대한 카드업계 요구와 논의가 한창인 현 시점에서 사실상 사문화된 '임의적 서비스 변경 기준'을 구체화해 이를 알리는 현 상황이 씁쓸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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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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