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SK는 외야수 김동엽을 삼성에 내주고 넥센서 외야수 고종욱을 받았다. 넥센은 삼성서 포수 이지영을 받았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SK는 발 빠른 외야수를, 넥센은 주전급 포수를, 삼성은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를 얻었다. SK, 넥센, 삼성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성사된 첫 삼각 트레이드로 세 구단은 내년 시즌 준비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서로 취약 포지션 보강에 성공했다는 각 구단별 평가와는 달리, 트레이드에 따른 실익은 분명 차이가 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단 이번 삼각 트레이드의 최대 승자는 넥센으로 꼽힌다.
넥센은 올 시즌을 끝으로 김재현의 상무 입대가 유력해 내년 시즌 가용 가능한 포수가 주효상 한 명 밖에 없다. 박동원이 있지만 그는 올 시즌 도중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영의 영입은 넥센에 천군만마와도 같다. 삼성이 FA로 포수 강민호를 영입하면서 올 시즌 주전 자리에서 밀려난 이지영이지만 그의 우승 경험은 넥센에 또 다른 힘이 될 수 있다.
고종욱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지만 넥센 외야에는 이정후, 임병욱, 샌즈, 김규민 등이 있어 걱정은 없다.
삼성은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김동엽 영입으로 장타력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 ⓒ 연합뉴스
삼성 역시 나쁜 성과는 아니다. 준척급 포수 이지영을 내준 것이 아쉬울 수 있지만 리그 최고의 포수 강민호가 있어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대신 삼성은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김동엽 영입으로 장타력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은 올 시즌 타자에 유리한 구장 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두고도 팀 홈런(146개)로 전체 9위에 머물렀다. 이승엽의 은퇴와 최형우, 박석민의 이적 이후 삼성은 거포에 목말라 있는 상태다.
만약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와 재계약이 성사된다면 김동엽-러프-강민호로 이어지는 공포의 우타 라인을 형성할 수 있다.
넥센과 삼성의 경우 확실한 전력 보강이 이뤄졌다고 평가받는 반면, SK는 과연 부족한 부분이 채워졌는지 의문이다.
넥센서 고종욱을 받아 온 SK는 사실 외야가 절대 약한 팀이 아니다.
중견수에 노수광과 베테랑 김강민, 우익수는 한동민과 로맥이라는 확실한 자원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을 좌익수로 돌려도 무방하다. 여기에 백업으로 정의윤도 있다.
외야가 허약한 것도 아닌데 올 시즌 27홈런 타자를 내주고, 넥센서도 확고한 주전이 아닌 고종욱을 데려온 것은 다소 의문이다. 넥센과 삼성은 이지영과 김동엽을 데려가 곧바로 주전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고종욱이 과연 SK 외야에서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뚜껑을 열기 전까지 트레이드의 성공 여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SK가 다소 손해를 본 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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