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 배타적사용권 10년 만에 재도전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9.28 06:00  수정 2018.09.28 11:47

"건강관리 힘쓰는 고객 할인" 보상 체계로 독점 판매권 확보 나서

헬스 케어 시장 주도권 확보 차원…아픈 과거 씻을 수 있을까 주목

AIA생명이 헬스 케어 서비스를 탑재한 건강보험 신상품을 내놓고 10년 만에 배타적사용권 확보를 위한 도전장을 냈다.ⓒ씨씨제로포토

AIA생명이 헬스 케어 서비스를 탑재한 건강보험 신상품을 내놓고 10년 만에 배타적사용권 확보를 위한 도전장을 냈다. 배타적사용권은 독창적인 보험 상품에 주어지는 일종의 독점 판매권으로, 이를 통해 보험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헬스 케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AIA생명이 최근까지 세 번 연속으로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실패해 왔다는 점으로, 이번 재도전에서는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AIA생명은 '(무)100세시대 걸작건강보험'을 출시하고, 여기에 담긴 헬스 케어 서비스를 대상으로 생명보험협회에 12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특정 보험 상품에 부여하는 권리다. 이를 받은 보험사는 일정 기간 동안 해당 보장에 대해 독점적인 상품 판매 권리를 갖게 된다. 그 동안 다른 보험사들은 이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AIA생명의 간병보험 신상품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 승인 여부는 차기 생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AIA생명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한 보장은 (무)100세시대 걸작건강보험에 적용된 다이나믹 보상 체계로, 이는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고객들에게 포인트 적립 등을 통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다이나믹 보상 체계는 개인별 맞춤형 설정으로 매주 목표가 변동되는 목표 시스템을 도입, 가입자 스스로 건강관리 동기 부여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고객은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고객의 건강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럽게 보험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이 상품 계약자는 하루 걸음 수 7500보당 50포인트, 1만2500보당 100포인트 등을 부여받게 되고, 그 누적 포인트에 따라 등급이 정해진다. 그리고 이 등급에 따라 연 단위 보험료 할인율이 변동된다. 이에 따라 가입 2년차부터 전체 보험료 납입 기간 동안 최대 10%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는 최근 글로벌 보험사인 AIA그룹이 국내 법인인 AIA생명을 통해 우리나라에 선보인 AIA바이탈리티의 일환이다. AIA바이탈리티는 사용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헬스 케어 프로그램이다. AIA생명은 지난해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AIA바이탈리티를 도입하고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호주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AIA그룹 내 다른 아태지역 국가에서 이미 운영 중이다.

AIA생명이 헬스 케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상품을 가지고 배타적사용권을 노리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AIA바이탈리티의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AIA생명이 2008년 이후 10여년 동안 배타적사용권을 신청조차 한 적이 없었다는 점은 이런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대목이다.

AIA생명은 과거 배타적사용권 취득에 번번이 좌절했던 아픔을 갖고 있다. AIA생명이 처음 배타적사용권 확보에 나섰던 것은 2003년이다. 당시 (무)STAR I·II 연금보험으로 배타적사용권을 얻는데 성공했다. 다만, 첫 심의에서는 기각이 결정돼 재심의를 거쳐야 했고 결국 목표했던 6개월이 아닌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만 획득하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그 뒤로 AIA생명의 배타적사용권 도전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2005년 (무)Noble Star·II 연금보험에 이어 2007년 (무)AIG MAGIC STAR 변액연금, 2008년 (무)MAGIC STAR변액연금보험(적립형) 등 세 차례에 걸쳐 생보협회에 배타적사용권을 요구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생·손보협회가 보험사들에게 내준 배타적사용권이 지난해에만 총 39건에 달했던 현실과 비교하면 AIA생명에게만큼은 너무도 높은 장벽이었던 셈이다.

AIA생명이 이처럼 배타적사용권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AIA생명의 다이나믹 보상 체계는 가입자별 상황에 맞춘 구체적인 건강관리 목표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남다른 요소가 있다. 하지만 걷기나 달리기 등 운동량을 측정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은 이미 다른 보험사들도 시행하고 있다는 입장에서 보면 독창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

독창성은 배타적사용권 발급 여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보험사의 배타적사용권 신청에 대해 신상품심의위원회는 ▲독창성 40점 ▲유용성 30점 ▲진보성 20점 ▲준법성 및 노력도 10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책정한 뒤 각 위원들의 평가에서 평균 80점 이상이 나오면 배타적사용권을 내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심의의 배점 구조 상 유용성이나 진보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독창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배타적사용권 획득은 힘들 수밖에 없다"며 "기존 상품들과의 차별성을 얼마나 잘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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