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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ovie] '상류사회' 민낯? 왜 공감이 안 갈까


입력 2018.08.26 09:10 수정 2018.08.26 11:14        이한철 기자

박해일·수애, 상류사회를 향한 처절한 몸부림

지나치게 자극적인 소재·장면 거부감

영화 '상류사회'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상류사회'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누구나 원하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상류사회'의 민낯을 그렸다. 하지만 그리 궁금하지도 않고 충격적이지도 않은 건 왜일까.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대한민국 상류층은 꾸준히 흥미로운 소재로 그려져 왔다. 상류층 가정의 하녀로 들어간 한 여자가 주인 남자와 육체적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파격적인 스토리를 그린 '하녀',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돈의 맛' 등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소재로 쓰이며 대중의 관심을 증명해왔다.

또한 오늘날 '재벌', '금수저', '갑질' 등의 단어로 설명되는 대한민국 상류층의 모습은 뉴스 보도를 통해 끊임없이 전해진다.

이러한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지게 되면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묘사되는 그들의 모습 또한 더욱 신랄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계보를 이어 영화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상류사회'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상류사회'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상류사회'는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과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이 상류사회를 동경하고 그것에 다다르지 못한 갈증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부부를 둘러싼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부터 우아하고 교만한 미술관 관장까지 모순적인 얼굴을 보이는 다양한 얼굴들은 '그들만의 세계' 속 삶의 방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영화 속에서 이러한 '상류사회'는 인물들의 대사로 여과 없이 묘사되는데, "내가 달력 그림으로 천경자 볼 때 걔는 지 방에 걸려 있었대", "자기가 백날 땀 흘려봐야 한용석 피 한 방울 못 따라가" 등 거침없는 표현이 눈길을 끈다.

극중 '장태준'을 연기한 박해일은 영화 '상류사회'에 대해 "흔히 볼 수 없는 계층의 모습들을 신랄하게 보여줄 작품"으로 설명했다.

또한 "그러한 상류사회에 입성하려는 한 부부를 통해 다양한 욕망에 휩싸이며 겪게 되는 드라마가 재미있게 펼쳐질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를 더한다.

영화 '상류사회'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상류사회'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처럼 누구나 원하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상류사회의 이중성을 담아낸 '상류사회'는 올 여름 관객들의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상류사회'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기보다 치정과 자극적인 성관계 묘사에 집착한 나머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특히 윤제문의 파격 정사신은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거북하다.

정치권과 재벌의 비리와 그들의 권력을 그리는 방식은 지나치게 상투적이다. 관객들은 그들을 향한 비판에 공감하기보다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면만 부각시키는 영화 자체에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박해일, 수애 조합에 큰 기대를 걸었던 관객들이라 하더라도 이번 작품에 기대는 내려놓는 것이 좋다. 29일 개봉.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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