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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병준의 오락가락?…'단장취의' 비판


입력 2018.08.03 15:39 수정 2018.08.03 16:04        정도원 기자

金 "'한강의 기적' 국가주의 아닌 방식으로" 하자

"박정희 평가 오락가락"이라며 소모적 논란 만들어

말꼬리 잡는 흠집내기 아닌 제대로 된 논쟁 됐으면

金 "'한강의 기적' 국가주의 아닌 방식으로" 하자
"박정희 평가 오락가락"이라며 소모적 논란 만들어
말꼬리 잡는 흠집내기 아닌 제대로 된 논쟁 됐으면


'국가주의 논쟁'을 제기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가주의 논쟁'을 제기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이 가진 것이 없던 박정희 시절에는 국가가 주도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는데, 그 기적을 다시 한 번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서 내가 이제는 국가주의가 아닌 새로운 성장모델로서 국민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자유주의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이래 누차 강조해온 내용과 차이가 없다. 지난달 25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바람직한 스타일이라는 사람들도 스스로 보수라 하고, 반대로 국가는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는 사람들도 보수라 한다"며 "조국근대화에 기여했던 성공신화는 인정하되, 세상이 바뀌었으니 국가운영체제도 바뀌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지난 2일 발언은 기존에 내놓았던 메시지의 반복이다. 그런데 이후 엉뚱한 방향으로 논란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일부 매체는 "박정희식 국가주의를 비판하더니, 박정희 성공 신화를 다시 만들자고 한다"며 "입장이 오락가락해서 논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해찬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 때가 국가주의"라며 "(김병준 위원장이) 국가주의 개념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가세했다.

"이제는 국가주의가 아닌 새로운 성장모델로서 자유주의"라는 김 위원장의 뒷 문장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발언을 전체 맥락에서 보지 않고 "옛날엔 국가가 주도해서 기적을 만들었다"는 특정 단락만 끊어내서 비판을 하고 논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단장취의(斷章取義)'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국가주의 논쟁'은 우리 사회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가운데 활발한 토론으로 공론의 장이 형성된다면 그 자체로 바람직하다.

다만 논쟁과 비판의 과정에서는 상대의 논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상대의 말을 마음대로 재단하거나 오로지 흠집을 내기 위해 단장취의로 인용해서 비판한다면 공론의 장이 건전한 방향으로 흐르기 어렵다.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비대위 모두발언이 내 뜻과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있다"며 "시장과 시민사회가 이렇게 성장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주의) 모델은 작동할 수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제기한 '국가주의 논쟁'이 말의 상투와 꼬리를 붙들고 늘어져 당사자가 부득불 부연 설명을 해야 하는 소모적 논란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론 형성을 위한 제대로 된 논쟁이 되길 기대해본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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