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Ⅲ 대비하자"…은행·지주사, 자본 확충 러시

이나영 기자

입력 2018.06.16 06:00  수정 2018.06.16 10:42

2019년 바젤Ⅲ 도입 앞두고 자금 확보 움직임 활발

"건전성 개선뿐 아니라 M&A 자금으로도 활용" 기대

은행계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잇달아 발행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은행계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잇달아 발행하고 있다. 오는 2019년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이자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최근 219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5년콜 조건으로 발행금리는 연 3.977%다.

지난 5월에는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조건부자본증권 2000억원, 3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부산은행도 위안화 표시 포모사채권 5억 위안(원화 기준 약 847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성공했고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 역시 올 3월 2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후순위채와 조건부 코코본드 3500억원어치를 각각 발행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올 2월 대만시장에서 5년 만기의 미화 4억2500만 달러(원화 4586억원 상당액)의 포모사본드를 발행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자금 확충에 나서는 이유는 바젤위원회의 자본비율(바젤Ⅲ) 규제가 내년에도 강화되기 때문이다.

바젤Ⅲ 규제에 따르면 은행들은 오는 2019년까지 기본자본비율을 6.0% 이상, 위험가중자산을 반영한 총자본비율은 8.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총자본비율과 자본보전완충자본비율을 더한 필요자본비율은 10.5%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은행·지주사에 바젤Ⅲ 전면 시행에 대비해 BIS비율을 14%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바젤Ⅱ에 맞춰 발행된 기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이 매년 10%씩 자기자본인정 한도에서 빠지고 있어 자본 확충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금리인상 시기에 접어든 만큼 미리 자본을 확충하려는 목적도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한 현재 자본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미리 쌓아두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 두 차례 추가 인상 전망과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본인정 한도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다 하반기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자본 확충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건전성 개선뿐 아니라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으로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