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일행이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일행이 10일 강원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주재로 마련된 만찬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위한 환영 만찬이 10일 강원도 강릉 스카이베이호텔에서 열렸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은 10일 오후 통일부 장관 주최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해 환담을 나눴다.
우리측 인사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천해성 통일부 차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김기홍 평창조직위 기획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6시 23분께 호텔 내부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가슴에 김일성 김정일 휘장(배지)을 단 모습이었다. 김영남 단장이 선두에 서고 이어 조명균 장관, 김여정 등이 차례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식당에 들어섰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일행이 10일 강원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마련된 '통일부 장관 주재 남북고위급만찬장'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영남 단장이 우리측 인사를 못보고 테이블로 가려고 하자 조명균 장관이 앞으로 나와 김영남에게 "이희범 조직위위원장입니다"라고 우리측 인사를 소개했다. 이어 조 장관이 김영남 위원장을 이끌며 이희범,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기홍 평창조직위 기획사무처장 순으로 인사시켰다.
이어 김여정이 따라들어오며 같은 순서로 인사했다. 김기홍 사무처장이 "멀리 오셨습니다"라고 인사하자 김여정은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했다.
10석짜리 원탁테이블에는 북측 김영남 단장, 우리측 조명균 장관을 중심으로 양옆 2명씩 배석했다. 북측은 왼쪽부터 리선권, 김여정, 김영남, 김창선, 최휘가, 우리 측은 김기홍, 이희범, 조명균, 최문순, 천해성 순으로 배석했다.
이날 행사는 양측 모두발언 없이 테이블 대화만 이뤄졌다. 우리측 최문순 지사가 먼저 날씨 얘기로 말문을 열고, 북측 김영남 단장이 주로 대답하며 환담이 진행됐다. 최 지사가 "어제 추워서 감기 안 걸리셨나"라고 인사를 건네자 김영남 단장이 잘 들리지 않는 듯 "에?" 라고 물었고, 좌측에 앉은 김여정이 "별로 춥지는 않았다"고 대신 답변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일행이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일행이 10일 강원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마련된 '통일부 장관 주재 남북고위급만찬장'에서 식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측 김기홍 사무처장은 "어제 날씨가 참 좋았다. 그전 주는 영하 25도였는데"라고 말을 잇자 김영남 단장이 "어제는 날씨가 춥긴 했지만 그럴수록 동계올림픽 경기대회라는 것이 더 절박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줬기 때문에 적절한 기온이었다고 생각한다. 동포애가 따뜻하게 타올라 외부 온도가 아무리 차도..."라고 의미를 더했다.
이어 최 지사가 김여정을 향해 "서울이 처음이시죠.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김여정은 "낯설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테이블 대화는 최문순 지사와 김영남 단장이 주로 주도하며, 김여정은 옅은 미소를 띤 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영남 단장은 이번 평창올림픽이 조국통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취지로 소회를 전했다. 김 단장은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추운 것에 대한 감각은 별반 없었고, 정신이 그저 개막식장에 집중되고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북남과계 개선 강화, 나아가 우리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이 꼭 이뤄지게 되고 그런 신심을 받아 안고 앞으로 평양으로 가게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일행이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일행이 10일 강원 강릉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마련된 '통일부 장관 주재 남북고위급만찬장'에서 식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대표단과 우리측 인원은 오후 7시 50분 만찬을 마치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함께 이동한다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북한 대표단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한 뒤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김여정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김정은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북한 방문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켜나가자"라고 화답했다.
이들은 전날 평양에서 북한판 에어포스 원으로 알려진 김정은 공식 전용기 '참매-1호'(PRK-615)를 타고 오후 1시 46분께 인천공항에 내려, KTX편으로 강원도 평창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이날 오후 8시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다. 남북 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하는 장면을 보며 문 대통령 내외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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