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인사청문회, 야권 '호통'은 쳤지만 '결정타' 못날려

송영무, 음주운전 전력·고액 자문료 논란 등 '사과'…사드 국회비준동의 즉답은 회피

야권, '사드 국회 비준 필요 동의' 여부 추궁…송 후보자, 답변서와 달리 입장표명 보류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국회 국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1991년 음주운전 적발 사실과 관련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야권이 인사청문회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등 맹공을 퍼부었던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지만 정작 치열한 공방은 펼쳐지지 않은 채 막을 내렸다.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송 후보자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과 고액 자문료 논란 등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동의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송영무, 음주운전 전력·고액 자문료 논란 등 '사과'…사드 국회비준동의 즉답은 회피

우선, 송 후보자는 본인의 음주운전 논란에 대해 "26년전 젊은 시절 한순간에 실수를 저지른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은폐 의혹과 관련해서도 "당시 음주 측정을 당한 이후에 (해군) 작전기획과장으로 근무하고 7월 3일 종합상황실장에 발령될 때까지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으로 근무하면서 월 3,000만원의 고액자문료를 받은 것과 관련, "국민들의 시각에서 보기에 진솔하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계속해 송 후보자가 퇴역 군인들의 방위산업체 또는 법무법인 취업에 대해 "후배 전역 장성들에게 직업을 보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미국은 육해공군 장병이나 장교들이 정정당당하게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을 자문해주고 그런 회사를 지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상례로 돼있다" 등의 발언을 한 점은 논쟁거리가 됐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방산업체 (취업을) 권장한다는 게 단체적으로 범법자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방산업체나 법무법인에서 퇴직 장성들의 영입경쟁을 한다면 어떤 장성들이 나라를 지킬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르다. 로비 활동이 합법화된 나라도 아니다"면서 "미국은 무기를 많이 수출해서 먹고사는 나라이고, 방산업이 발전됐지만 우리나라 방산업계는 국내 수주에 목을 매는 상황에서 퇴역 장성이 신중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송 후보자는 "공직자 윤리를 적극 지켜야 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전역 장성들이 방산업체에 가는 것을 무조건 찬성하는 건 아니다"고 답변했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국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1991년 음주운전 적발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송 후보자는 '사드 배치는 필요하다고 보는가'라는 김 위원장의 추가 질문에 "필요하다"고 답변한 뒤 "제게 장관 취임의 기회가 있다면 제일 먼저 해결하고 시급하게 할 사안이 사드 배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송 후보자는 사드 국회비준 문제와 관련해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서와 달리 모호한 답변을 이어가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야권, '사드 국회 비준 필요 동의' 여부 추궁…송 후보자, 답변서와 달리 입장표명 보류

송 후보자는 김 위원장이 "사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보나"라고 질의하자 "'필요가 있다, 없다' 단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고, 국회의 정당한 절차에 따라서 밝혀지길 바란다"며 "꼭 비준이라는 절차보다 국회에서의 토의와 질의응답은 국민들께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사드 비준에 대한 입장을 간단명료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자 송 후보자는 "비준동의 사항인가 아닌가에 대한 단순한 답변을 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 의원은 송 후보자가 국방위에 보낸 인사청문 서면 답변서에 '사드 배치가 국회비준 동의 사항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을 거론하면서 왜 답변을 하지 못하느냐고 연신 추궁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서면답변서가 사실이 아니라면 인사청문회를 새로 해야 한다"면서 "국방부에서 보내온 자료가 거짓이라면 청문회를 해야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