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의 휴대폰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면 감사 문자가 발견되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SK가 의례적인 내용이었을 뿐 대가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1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심리로 열린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3회 공판기일에서 안종범 전 수석의 휴대전화 기록 중 대기업 총수들의 사면과 관련된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서는 2015년 7월 25일 ‘수석님 사면 관련..., 국토 비서관 연락...’ 등의 문자 메시지가 발견됐다.
특히 같은해 8월 13일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당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안 전 수석에게 보낸 "SK 김창근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 사면시켜 주신 것에 대해 감사감사"라고 문자 내용도 나왔다.
8월 13일은 법무부가 공식 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기 전날이다. 특검은 SK가 총수 사면 청탁을 위해 최순실 및 박근혜 대통령 측에 뇌물 수수를 했는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SK측은 관련 문자들은 최태원 회장이 사면된데 따른 감사의 문자일 뿐, 특별검사팀이 주장하는 최순실씨와 관련된 뇌물이나 대가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SK관계자는 “당시 언론들의 보도로 최태원 회장의 광복절 특사 사면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실제로 최 회장이 사면되자 형식상 감사의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창근 의장의 경우 당연히 이같은 소식을 입수하고 감사 인사 치레를 표한 것인데 이를 사면 청탁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한 억측”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에게 총수 사면 청탁을 한 기업은 SK그룹과 LG그룹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실제로 지난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만큼 최 회장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이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핵심 수사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최 회장은 다음날인 8월 14일 대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815 특사 명단에 포함돼 출소했다. 최 회장은 사면된 해인 2015년 10월과 이듬해 1월에 각각 설립된 미르 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에 총 111억원을 출연했다.
이 외 SK이만우 PR그룹 팀장이 조선일보 수뇌부와 만났다는 내용을 안 전 수석에게 보고한 내용의 문자도 있었다. 검찰은 이를 두고 “대놓고 풀어주라고는 못하니 풀어주라는 (뉘앙스의) 사설을 쓰겠다는 취지"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LG그룹도 안 수석에게 구본상 부회장의 사면 청탁을 한 정황이 나왔으나 최 회장과 달리 광복절 특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구 부회장은 징역 4년형을 선고 받고 지난 2012년에 구속돼 지난해 10월 29일 만기 출소했다. LG는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78억원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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