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자’ 토트넘 바이러스, 첼시도 전염되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1.06 00:26  수정 2017.01.06 10:38

첼시 쓰리백, 포체티노 감독에 간파돼 연승 중단

맨시티 역시 토트넘전 패한 뒤 부진에 시달려

전술 싸움에서 승리한 포체티노 감독은 첼시 연승을 저지했다. ⓒ 게티이미지

14연승을 목전에 둔 첼시가 토트넘의 완벽한 전술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첼시는 5일(한국시각),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의 20라운드 원정경기서 0-2 완패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패배였다. 이날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첼시의 쓰리백 시스템을 막기 위해 동일한 포메이션으로 맞불 작전을 놓았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엇보다 첼시가 연승 기간 크게 재미를 본 좌우 윙백이 완벽히 틀어 막히고 말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여기서 한 술 더 떴다. 윙백으로 기용된 카일 워커와 대니 로즈는 쉴 새 없이 공, 수를 오가며 첼시의 포메이션을 흔들었다. 첼시 윙백인 빅터 모제스와 마르코스 알론소가 그대로 빙의된 모습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의 쓰리백 승부수는 철저한 연구를 통해 선보인 전략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왓포드와의 원정경기서 예행연습을 치렀고, 쓰리백 적응을 마친 선수들은 보다 수월하게 첼시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첼시 입장에서 걱정되는 부분은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점이다. 쓰리백 포메이션은 윙백이 보다 빨리 지원해주지 않으면 측면 수비가 헐거워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카일 워커에 이어 에릭센, 델레 알리까지 이어진 토트넘의 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첼시가 무너지는 모습을 다른 18개 팀 감독들이 똑똑히 지켜봤다. 완벽해보였던 전술에 균열이 생긴 이상 쓰리백 포메이션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고집일 수도 있다.

토트넘의 파괴 바이러스는 이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 전염되어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맞아들인 맨시티는 시즌 초반 리그 6연승 휘파람을 불며 단독 선두를 내달렸다. 하지만 토트넘과의 7라운드 0-2 패배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이때에도 포체티노 감독은 최전방에서부터의 강력한 압박으로 맨시티 전술의 핵심인 후방 빌드업을 파괴시켜 버렸다.

이후 맨시티와 마주한 팀들 대부분이 최전방 압박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로 인해 맨시티는 토트넘전 패배 이후 5경기서 2승 3무, 10경기 5승 3무 2패로 주춤했다. 승률은 50%에 그쳤고, 위기를 직감한 ‘전술가’ 과르디올라 감독은 매 경기 실험적인 전술을 내놓고 있다.

쓰리백 시스템이 파괴된 첼시는 이제 다음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 ⓒ 게티이미지

첼시의 쓰리백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배수진 성격으로 내놓은 전술이다. 시즌 초반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포메이션 변화를 줘야 했기 때문이다. 첼시의 다음 상대는 올 시즌 주춤거리고 있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 레스터 시티다.

연승 중단 이후 맞이할 첫 경기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가 우승 전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시즌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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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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