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절실한 WBC대표팀, 장기화 국면?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7.01.06 06:16  수정 2017.01.06 06:17

오승환 발탁 여부 확정 못해..장기화에 따른 우려 커져

WBC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 ⓒ 연합뉴스

이번에도 오승환(세인트루이스)에 대한 결론은 도출하지 못했다.

마무리투수 오승환의 WBC 야구국가대표팀 승선을 둘러싼 김인식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만 확인했을 뿐, 발탁 여부는 결정하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은 4일 야구회관서 WBC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엔트리 변경을 논의한 뒤 엔트리 28명 중 일부 교체를 발표했다.

음주 사고를 일으킨 내야수 강정호(피츠버그)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포수 강민호(롯데)-투수 김광현(SK) 등을 제외하고, 김하성(넥센)-김태군(NC) 등을 올렸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오승환의 합류 여부는 일단 유보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특급 마무리로 인정받았지만, 2015년 10월 불법 도박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선고와 KBO로부터도 복귀 시 해당 정규 시즌의 50%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국가대표로서 발탁은 부적절하다”는 비난 여론 때문에 아직까지 엔트리에 넣지 못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끊임없이 오승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날도 김 감독은 오승환을 발탁하지 않았지만 여운을 남겼다. 향후 부상선수 발생 등으로 또다시 대표팀 엔트리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를 둘러싼 논란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김인식 감독의 속내는 무엇일까. 김 감독이 오승환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팬들의 여론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것이 부담이다. 심지어 야구계에서도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는 문제다.

이 시점에서 1차 발표 때와 달리 입장을 바꾸어 오승환을 발탁하더라도 당분간 논란은 피할 수 없다. 김현수-추신수 등 메이저리거들의 대표팀 차출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오승환 역시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차출에 동의할지 확신할 수 없다.

WBC 28인 엔트리는 다음달 6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것이 김인식 감독의 의중으로 해석된다.

야구 관계자들은 김 감독이 오승환 발탁으로 무게가 기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첫 엔트리 발표 때와는 달리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처럼 김인식 감독 편에 서서 오승환의 발탁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승환의 발탁 여부를 떠나 대표팀 감독이 지나치게 특정 선수에 집착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대표팀을 둘러싼 중요한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여론의 초점이 지나치게 오승환에게만 맞춰지는 것도 대표팀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