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트라브존스포르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하던 석현준은 최근 5개월 만에 터키를 떠났다. 일단 원 소속팀인 포르투로 돌아갔지만 팀 내 입지가 확 줄어들어있다.
석현준은 지난 겨울 포르투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트라브존스포르로 임대됐다. 하지만 이곳에서마저 연착륙에 실패하며 석현준의 진로는 불투명해졌다. 포르투갈 리그 내 타 구단으로 다시 임대 되거나 타 리그로의 완전 이적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석현준의 부진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에도 아쉬운 소식이다. 2015년 8월,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명단에 뽑히면서 슈틸리케호에 처음으로 승선한 석현준은 A매치 10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도 와일드카드로 선발되어 리우올림픽 8강 진출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 접어들어 석현준의 팀 내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카타르와의 경기에 출장하여 별다른 활약 없이 45분 만에 교체된 게 대표팀에서의 마지막 출전기록이다. 소속팀에서도 활약이 극히 미미하기에 슈틸리케 감독이 석현준을 다시 선발할 명분도 부족하다.
여기에 슈틸리케 감독의 중용을 받던 또 다른 공격수인 이정협(부산)과 황의조(성남)는 다음 시즌 소속팀이 2부 리그(K리그 챌린지)에 머물게 됨에 따라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이들 역시 최근 대표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당분간 재발탁이 어렵다. 사실상 슈틸리케호 출범 초기 최전방을 도맡던 공격수들이 전멸하면서 공격수들의 활용폭이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
현재 대표팀 최전방에서 활용할만한 선수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김신욱(전북) 정도 뿐이다. 지동원은 최종예선 5경기에서 공격수로서는 유일하게 선발로 전 경기에 출전한 선수다. 지동원은 최전방에서 3경기, 측면에서 2경기에 출전하여 1골을 기록했다.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올 시즌 공격수로 주로 나서며 3골로 팀 최다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공격수로서는 빈곤한 득점력과 밀집수비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한계도 뚜렷하다.
김신욱은 슈틸리케호에서 교체로만 3경기에 출전했다. 직접 기록한 득점은 없지만 경기 후반 투입되어 강력한 제공권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의 활용도를 어디까지나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꺼내드는 플랜 B로 한정시키고 있다. 김신욱의 머리를 활용한 공중전은 통할 때 위협적이지만, 이란전처럼 상대에 간파당할 때는 오히려 공격루트를 단조롭게 만드는 독이 된다는 부작용도 있다.
일각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새로운 카드를 고민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유망주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장기적으로 주목해야할 가치가 있는 선수다. 팀 내 최다득점자인 손흥민(토트넘)은 측면 공격수이지만 소속팀에서 종종 원톱을 소화했던 경험도 있다.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정조국이나 이동국 같은 K리그 베테랑 공격수들의 원포인트 수혈 등도 생각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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