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떨떠름한 사피딘전 승리...머나먼 마이아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12.31 14:10  수정 2016.12.31 19:18

사피딘에게 스플릿 판정승..로우킥 묶었지만 자칫 패할 뻔

1R 중반 떨어진 체력도 아쉬워..상위랭커 성사 쉽지 않을 듯

[UFC 207]김동현이 사파딘에게 힘겨운 판정승을 거뒀다. ⓒ 게티이미지

김동현(35)이 1년여의 공백을 딛고 승리를 거뒀지만 뒷맛은 개운하지 않았다.

김동현은 31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UFC 207 메인카드 웰터급(77kg 이하) 매치에서 랭킹 13위 타렉 사피딘(30·벨기에)과 접전 끝에 스플릿 판정승(27-30, 29-28, 29-28)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UFC 서울대회 이후 오랜만에 옥타곤에 복귀한 김동현은 사피딘전 승리로 4연승을 질주했다. UFC 통산 13승을 거두며 오카미 유신(미들급)의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하지만 김동현은 이날 매우 고전했다. 졌다고 해도 반박하기 어려울 정도의 경기였다.

김동현 보다 랭킹은 낮지만 사피딘은 역시 까다로운 상대였다. KO패가 한 번 밖에 없는 사피딘은 김동현의 적극적인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김동현은 사피딘의 로우킥을 경계하며 바짝 달라붙거나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지만 의도대로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사피딘이 김동현을 넘어뜨리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펀치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김동현에 맞선 사피딘 역시 펀치로 응수했다.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피딘의 강력한 무기인 로우킥은 막았지만 지루했다. 오히려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는 등 초반부터 많이 지쳐보였던 김동현이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 어려운 1라운드였다.

2라운드 들어 김동현은 높은 킥을 시도하며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몇 차례 유효타로 흐름을 이끌어 오는 듯했다. 클린치 싸움으로 로우킥을 막으며 지속적으로 테이크다운을 노렸지만 사피딘은 좀처럼 쓰러지지 않았다. 그라운드로 끌고 가야 승산이 있는 김동현으로서는 답답했다.

확실한 우위를 장담하지 못하고 끝낸 2라운드에 이어 맞이한 3라운드에서 김동현은 거칠게 달려들었다. 사피딘 역시 밀리지 않고 타격으로 응수했다.

타격으로 주도권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김동현은 사피딘을 케이지로 몰아넣고 클린치로 압박했다. 중반에는 어퍼컷까지 꽂고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듯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처음 발표된 판정 점수가 3점이나 뒤져 의아했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판정에서 앞선 것으로 발표돼 2-1 스플릿 판정승의 기쁨을 맛봤다. 오랜 공백을 딛고 가진 복귀전인 만큼, 승리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스타일상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운 사피딘에게 거둔 승리라 의미가 깊다.

하지만 이 수준의 경기력이라면 김동현이 줄곧 원해왔던 데미안 마이아(39) 등 상위 강자들과의 매치는 성사되기도 쉽지 않고, 되더라도 원하는 내용의 경기를 펼치기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김동현은 지난 2012년 UFC 148에서 마이아에게 1라운드 47초 만에 TKO패했다.

판정이 발표되자 경기장 곳곳에서는 지루한 경기내용과 생각과 차이가 있는 판정에 불만을 품은 듯 야유도 들렸다. 사피딘 역시 결과에는 승복했지만 떨떠름한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복귀전 승리와 아시아 최다승 타이 기록에 일단 만족한 김동현으로서는 도약을 위한 재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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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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