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은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현재 8승 4무 1패(승점28)로 4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첼시(승점31)과의 격차가 크지 않으며, 공식 대회(컵대회 포함) 19경기 연속 무패 등 표면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최근 급격히 떨어진 경기력으로 승점을 잃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 카솔라의 공백을 꼽을 수 있다. 3선에서 볼 소유권을 지켜내면서 경기를 조율하고, 상대 진영으로 정확한 전진 패스를 찔러줄 카솔라의 대체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솔라는 지난달 20일 열린 루도고레츠와의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이후 1개월 째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카솔라의 이탈을 기점으로 아스날은 리그 5경기에서 2승 3무에 그쳤다. 미들즈브러와의 8라운드 홈 경기에서는 0-0 비겼고, 토트넘(1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2라운드)를 상대로 졸전 끝에 가까스로 승점1을 따냈다.
그동안 아르센 벵거 감독은 모하메드 엘네니, 프랑시스 코클랭, 그라니트 자카, 아론 램지 등을 번갈아가며 여러 조합을 내세웠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엘네니, 코클랭은 플레이 메이킹이나 빌드업에서 많은 약점을 드러냈고, 램지 역시 풍부한 활동량에 비해 패스에 일가견이 있는 미드필더 타입은 아니다. 그나마 자카는 양질의 패스를 구사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 못하며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스날은 올 시즌 알렉시스 산체스를 최전방에 내세우는 제로톱 전술을 ‘플랜 A’로 가동하고 있는데 중원 장악에 실패하면서 시즌 초반의 보여준 파괴력을 상실했다. 체력이 좋은 산체스가 2선까지 내려와 부지런한 움직임을 가져가더라도 3선에서 볼 소유권을 지켜내며 점유율을 높이고 상대 진영으로의 볼 운반이 원활하지 못하다.
3선 미드필더들이 상대의 전진 압박에 막혀 시선을 전방으로 확보하지 못한 채 횡패스나 백패스를 남발하는 경우가 매우 증가했다. 2선과의 간격 유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기가 완전히 꼬이는 형태의 연속이다.
아스날은 토트넘, 맨유전에서 모두 중원을 지배당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홈경기로 열린 토트넘전에서는 무사 뎀벨레를 전혀 제어하지 못하면서 볼 점유율이 46%에 머물렀고, 맨유전도 불과 5개의 슈팅 시도에 그쳤다. 맨유는 폴 포그바, 마이클 캐릭이 뛰어난 경기력으로 아스날의 미드필더들을 압도했다.
지난 24일 열린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리그 홈 5차전에서는 그레고리 크리호비악, 마르코 베라티, 티아고 모타와의 미드필드 싸움에서 패하며 48%의 볼 점유율과 5개의 슈팅을 시도했을 뿐이다.
산체스도 카솔라 공백의 여파를 체감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아스날은 2014-15시즌부터 현재까지 카솔라가 출전한 리그 55경기에서 36승으로 65.5%의 승률을 기록한 반면 카솔라가 결장한 34경기(14승)에서는 승률 41.4%에 그쳤다. 아스날에서 카솔라가 미치는 영향력이 산체스나 메수트 외질에 못지않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카솔라의 복귀시점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부상자 명단 전문 사이트인 ‘피지오룸 닷컴’은 30일 현재 카솔라의 복귀 날짜가 미정으로 기재돼 있다. 당분간은 플랜 B로 12월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희망이라면 지난 28일 열린 13라운드 본머스전에서 엘네니-자카 라인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엘네니는 공수 양면에 걸쳐 놀라운 활동량으로 활기를 불어넣었고, 자카는 특유의 대지를 가르는 전진 패스와 롱패스를 배달하며 공격의 완성도를 채웠다. 9개의 태클 성공을 비롯해 정확한 압박 타이밍으로 여러 차례 볼을 커팅하는 등 수비에서의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여기에 카솔라까지 복귀한다면 벵거 감독은 더욱 풍부한 미드필더 옵션을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아스날은 12월에 웨스트햄, 스토크 시티, 에버턴, 맨체스터 시티 등 꽤나 부담스런 팀들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아스날 팬들이 카솔라의 컴백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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