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맹주는 옛말’ 한일 축구 위상 어디로?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10.13 15:18  수정 2016.10.13 15:19

한국-일본, 최종예선서 나란히 조 3위 머물러

감독 리더십 도마 위, 월드컵 본선행 불투명

한일 축구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비판에 놓인 슈틸리케-할리호지치. ⓒ 데일리안/게티이미지

한국과 일본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축구의 강호들이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일본은 98년 프랑스 대회부터 본선 티켓을 놓쳐본 일이 없다.

그러나 두 팀은 이번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약속이나 한 듯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경기를 치른 현재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2승 1무 1패로 승점 7에 그치며 각각 조 3위에 머물고 이다. A조에서는 이란과 우즈벡, B조는 사우디와 호주가, 각각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앞서나가고 있다. 한동안 주춤하던 중동세가 살아나고 동아시아 축구를 고전하는 양상이다.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 접어들며 연이은 졸전으로 외국인 감독의 리더십은 도마 위에 올랐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은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 대표팀을 이끌고 홍명보가 이끌던 한국은 4-2로 대파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이다. 하지만 일본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구성과 전술운용으로 끊임없이 비판에 휩싸여있다.

최종예선 1차전부터 한 수 아래로 꼽히던 UAE에 홈에서 덜미를 잡히는 충격에 빠진데 이어, 호주 원정에서도 졸전 끝에 1-1로 간신히 비기는 등 좀처럼 일본 특유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예전부터 까칠한 성격과 독불장군식 언행으로 언론, 축구협회, 팬들과 잇달아 불화를 겪어왔고, 일본에 와서도 여전하다. 기량이 떨어진 유럽파 선수들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와 J리그에 대한 폄하, 경기력이 안 좋을 때면 주변 탓을 거듭하는 모습으로 빈축을 사며 자신의 입지를 스스로 좁히고 잇다는 지적이다.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바라보는 한국 팬들의 여론도 최근 그리 좋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은 홈에서 한 수 아래로 꼽히던 중국-시리아에 고전 끝에 겨우 승리했고, 원정에서는 시리아와 무승부에 그쳤다. 심지어 이란과의 원정 4차전에서 테헤란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또다시 0-1로 패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부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게 높아졌다.

더구나 슈틸리케 감독이 이란전 패배 직후 선수들의 플레이를 질타하며 카타르의 귀화 공격수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다고 불평한 부분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패배의 책임을 선수 탓으로 떠넘기고 심지어 경쟁팀의 선수와 비교한 것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해서는 안 될 언행이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인터뷰를 통하여 실언을 했다고 해명해야했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두 팀 모두 5차전이 일종의 단두대 매치가 됐다. 일본은 5차전에서 현재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사우디와 홈에서 만나고, 한국은 B조 2위 우즈벡을 불러들인다. 최종예선도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만일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놓친다면 월드컵 본선 직행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슈틸리케와 할릴호지치 감독의 거취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아시아 맹주를 다투던 두 라이벌의 신세가 참으로 처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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