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 강했던 이란과 부담스러운 테헤란 원정에 대해 이렇다 할 대처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최근 이란전 4연패이자 테헤란 원정에서 42년 연속 무승(2무5패)의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이란과의 상대전적에서도 9승7무13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 강했던 이란과 부담스러운 테헤란 원정에 대해 이렇다 할 대처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공격과 수비는 물론 파워, 투지, 스피드까지 모든 면에서 이란에 밀렸다. 예전처럼 침대 축구같은 시간지연플레이를 했다는 핑계조차 찾기 힘들만큼 실력에서 완패했다.
경기 직후 보여준 슈틸리케 감독의 총평은 과연 국가대표팀 감독의 발언인지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강한 실망감을 내비치며 "우리에게는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었다"고 불평했다. 또 “이란의 피지컬에 밀리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유소년 축구에서부터의 문제”라며 생뚱맞은 진단을 내리기도.
슈틸리케 감독의 태도는 패배의 원인과 책임을 ‘남탓’으로 떠넘기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은 소리아보다 몸값이나 지명도에서 훨씬 앞선 손흥민 같은 스타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고, 석현준이나 김신욱 같은 자원들도 있다.
한국은 소리아가 있었던 카타르를 상대로 손흥민과 김신욱의 활약을 앞세워 이겼던 팀이다. 불과 2주전 선수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 다양한 공격자원을 확보했다고 자화자찬했던 것을 비교하면 낯 뜨꺼운 발언이다.
'소리아 발언'의 파문이 확산되자 슈틸리케 감독은 귀국 직전 "오해였다. 우리 선수들을 존중한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축구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시아권에서 한국보다 앞선 공격진을 구축한 팀은 많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이 보유한 자원들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으면서 선수 탓을 하는 것은 함께 한 선수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팀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다. 손흥민의 지적이 틀린 것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에 접어들며 이해할 수 없는 선수선발과 부진한 경기력으로 도마에 올라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또 이란전의 열세는 유소년 축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피지컬이 열세라고 해도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통해 극복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문제가 있다고 해도 바로 그런 부분은 개선하고 격차를 좁히라고 한국축구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여 고액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에 접어들며 이해할 수 없는 선수선발과 부진한 경기력으로 도마에 올라있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비난을 위한 비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럴 거면 이란 원정에 갈 필요도 없다”며 자신을 향한 비판에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본인의 능력은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마치 남의 일처럼 ‘제3자’의 입장에서 환경 탓을 하는 것은 대표팀 감독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과연 한국축구가 앞으로도 슈틸리케를 믿고 갈수 있을지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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