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고척야구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한화전. 3-7로 끌려가던 8회 무사 1,2루에서 이용규 중전안타 때 2루 주자 이성열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홈 송구를 받은 넥센 포수 박동원이 이를 저지했다. 타이밍 상으로는 완벽한 아웃이었지만 심판은 박동원이 태그 과정에서 이성열의 주루 동선을 막아섰다고 판정, 홈 충돌 방지 규정에 따라 세이프를 선언했다.
넥센 벤치는 합의판정을 신청했다. 심판은 비디오 판독 결과 박동원이 홈플레이트를 막고 있었던 것을 사실이지만 고의가 아니라 송구 방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플레이한 것으로 판단해 아웃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이번에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했다. 한화로서는 이 장면이 승부처였다. 이성열의 득점이 인정됐다면 3점차로 좁힌 상황에서 다시 무사 1,2루 찬스를 중심타선으로 이어갈 수 있었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합의판정이 내려진 이후에는 이의제기가 금지되어있다는 점이다.
2016 KBO리그 규정 28조 11항에는 '합의판정이 실시되면 선수단 및 양 구단의 관계자는 더 이상 심판 팀장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심판은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퇴장을 명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김성근 감독은 불과 한 달 전인 8월 7일 NC전에서 정반대 입장에 놓였다. 당시 김경문 NC 감독이 합의판정 결과에 항의하자 이 규정을 지적하며 "왜 퇴장시키지 않느냐"고 강력 항의했다.
KBO 심판위원회는 “홈 충돌 방지 규정은 올해 처음 실시되는 규정이라 무조건적인 퇴장보다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규정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며 KBO의 무원칙을 비난했다.
이 경기 이후 홈 충돌 판정과 관련해서는 합의판정이 내려진 이후 감독이 다시 항의하더라도 가급적 설명을 먼저 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리했다. 결과적으로 김성근 감독이 이번 합의판정 후 항의에도 퇴장을 당하지 않았던 이유다. 규정대로 했다고 해도 김경문 감독과의 사례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 심판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일부 야구팬들은 원칙과 규정의 중요성을 논했던 김성근 감독의 행태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염경엽 감독은 김성근 감독의 합의판정 불복에도 별다른 어필을 하지 않았다. 한 달 전 김성근 감독이 NC전에서 김경문 감독을 왜 퇴장시키지 않느냐고 항의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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