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가 한국을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나친 '국가 개입'을 들 수 있다. ⓒ 게티이미지
결전의 날이 밝았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중국을 상대로 닻을 올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중국과의 역대 전적은 17승 12무 1패로 절대 우세다. 또한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에서도 2-0 완승했다.
반면, 중국은 최종예선에 올라온 것 자체가 기적일 정도다. 중국은 2차 예선에서 ‘홍콩 쇼크’를 당하는 등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천운(?)이 따르며 기적적으로 되살아났다. 하지만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알랭 페랭 감독을 해임했고, 지난 1월 가오홍보 감독을 다시 불러들일 정도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중국은 13억 명의 인구를 보유한 데다 경제 대국이지만 유독 축구를 잘하지 못한다.
사실 중국이 축구를 못하는 이유보다 잘해야 할 이유가 훨씬 많다. 먼저 △13억 인구에서 23명의 대표팀 선발은 다른 국가보다 훨씬 용이하다. △‘축구 굴기’를 앞세워 중국 정부가 축구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의 슈퍼리그는 이미 유럽을 위협할 수준까지 발전했다. △중국은 현재 축구붐이 한창이다. △여자 축구의 경우 한때 세계 최강이었고, 지금도 상위권을 유지 등이다.
하지만 중국의 FIFA랭킹은 78위에 불과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은 2002 한일 월드컵 단 한 차례에 그친다. 이 마저도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이라 아시아 예선서 빠진 덕분이었다. 지난 1924년 출범된 중국 축구는 지금까지 A매치서 314승 146무 207패를 기록 중이다. 대부분의 매치업이 아시아 약체팀을 상대로 이뤄진 점이라 크게 의미 없는 수치다.
중국이 축구를 못하는 근본적 이유 중 하나로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 손꼽힌다. 잘 알려져 있듯 시진핑 국가 주석은 물론 과거 덩샤오핑 역시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희망한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에 힘입어 중국은 최근 슈퍼리그가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이면에는 승부조작과 뇌물 수수 등의 그림자도 공존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선수들은 유럽 빅리그 못지않은 연봉과 대우를 받고 있어 발전보다 현실(중국 슈퍼리그)에 안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중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 역시 축구를 ‘보는 재미’에만 그칠 뿐 ‘하는 재미’를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불고 있는 ‘교육 열풍’에 의한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클럽 시스템에서 공을 만지는 미국 또는 백사장에서 볼을 차는 브라질 아이들과 전혀 다른 환경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도 중국 축구 발전을 저해한 요인으로 꼽힌다. 당시 중국은 크게 발전한 위상을 드러내기 위해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이때 중국은 금메달이 유력한 개인 종목에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유망주들이 축구가 아닌 올림픽 종목에 대거 투입이 됐다.
구기 종목에서도 탁구와 배드민턴 등 개인전 위주이자 작은 공을 다루는 종목에서 강세를 보인 것과 달리 농구를 제외하면 큰 공을 다루는 종목에서 전통적 약세를 보인 중국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월드컵을 유치하는 길 외에는 없다고 말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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