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오재원 견제구로 치를 대가 ‘당장 적용’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08.30 09:01  수정 2016.08.31 11:47

KBO로부터 3경기 출전정지 등 징계 받아...30일 SK전부터 적용

오재원 견제구로 논란이 됐던 임창용이 결국 3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 연합뉴스

주자(오재원)를 향한 위협구로 도마에 올랐던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임창용(40)이 결국 KBO의 징계를 받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임창용에게 출전정지 3경기,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임창용은 지난 27일 광주 두산전 9회초, 견제 동작을 취하면서 2루 주자 오재원을 향해 공을 던지는 위험한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창용은 “고의가 아니라 사인 미스에 의한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많은 야구팬들은 고의성을 의심하며 임창용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견제구 당시 2루로 돌아선 임창용이 오재원과 내야수들의 위치를 확인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굳이 공을 던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오재원 쪽을 향해 투척한 장면은 누가 봐도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가까운 거리에서 주자의 머리 위로 향하는 위험천만한 투구는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동이었다. 미국 ‘CBS스포츠’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견제구였다”며 조명했다.

임창용은 다음날 경기에 앞서 오재원을 찾아 사과했다. 오재원도 사과를 받아들이며 서로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오재원은 이날 치러진 경기에서 임창용과 재대결에서 결승타를 뽑아내며 달콤한 복수를 했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팬들은 넘어가지 않았다. 임창용은 심판으로부터는 경고 조치만 받고 정상적으로 남은 경기를 소화했다. 많은 야구팬들은 ‘헤드샷 퇴장’ 규정을 거론하며 무방비 상태의 주자의 머리 쪽을 향해 공을 던진 임창용은 징계를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끓는 여론에 KBO도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징계를 선택했다. KBO의 벌칙내규 7항에 의하면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심판판정 불복, 폭행, 폭언, 빈볼 기타의 언행으로 구장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때 제재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고의성 여부에 대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재발방지 차원에서 단호한 결단을 내린 KBO의 판단은 대체적으로 적절했다는 평가다.

임창용의 출전정지는 30일 광주 SK전부터 적용된다.

결국, 임창용은 경솔한 행동으로 자신과 팀에 큰 후폭풍을 불러온 꼴이 되고 말았다. 임창용은 삼성 시절 도박 파문으로 구설에 휘말리며 야구계 은퇴 위기까지 몰렸다가 친정팀 KIA의 배려로 겨우 복귀했다. 베테랑으로서 좋은 모습만 보이며 이미지를 쇄신해도 모자랄 판에 또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또 실망을 안겼다.

5강 싸움에 갈 길 바쁜 KIA도 마무리 임창용의 공백으로 마운드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한 번의 위협구가 불러온 대가는 뼈아팠다. 임창용이 시간을 두고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자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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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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