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 수지인데…초라한 시청률 '함틋'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8.17 09:20  수정 2016.08.17 11:12

첫 방송 이후 시청률 하락 '부진'

'W'에 밀려…식상한 이야기 발목

감우빈 수지 주연의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KBS

KBS2 '함부로 애틋하게'(이하 '함틋')가 김우빈 수지라는 화려한 캐스팅에도 초라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달 6일 12.5%로 시작한 '함틋'은 줄곧 10% 초반대 시청률을 나타내다 경쟁작 MBC 'W'가 시작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W'가 3회 만에 '함틋'을 꺾고 수목극 1위에 올라섰다.

이후 '함틋'은 시청률 하락세를 이어갔고, 최근 자체 최저 시청률인 7.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나타냈다. 반면 'W'는 매회 시청률 상승세를 이뤄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극 정상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함틋'의 부진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드라마는 '태양의 후예'를 이을 작품으로 꼽혔었다. 100% 사전 제작, 100억원대 제작비, 김우빈 수지의 이름값, 이경희 작가 등 흥행 요소를 두루 갖췄으니 실패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살펴 본 '함틋'에는 시청자들의 구미를 '확' 당길 만한 요소가 별로 없었다. 드라마나 영화는 일단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밌어야 시청자, 관객들을 붙잡을 수 있다. 아무리 막장이라고 욕할지라도, 재밌으면 시청자는 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함틋'이 보여주는 로맨스는 이미 10년 전 보여준, 철 지난 로맨스였다.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MBC 'W'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삼화 네트웍스, IHQ

매력 없는 캐릭터·식상한 이야기

멜로에 강한 이경희 작가가 보여주는 '함틋'의 로맨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부자 남자와 가난한 여자를 주축으로 흘러간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이 작가의 히트작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가 떠오른다.

당시 소지섭과 임수정의 로맨스는 신드롬을 일으키며 '미사 폐인'을 양산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10년 전 이야기가 과연 먹힐 수 있을까. 미드, 영드를 접한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에서 '함틋'의 로맨스는 '올드'할 수밖에.

여기에 출생의 비밀과 관련해서 얽히고설킨 관계는 새로울 게 하나도 없었다. 신준영(김우빈), 노을(수지), 최지태(임주환), 윤정은(임주은)이 만들어내는 사각관계도 전혀 흥미롭지 않다. 복수를 위해 지태와 일부러 사귀기로 한 노을의 행동에선 '고구마 100개 먹은 느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야기가 진부하니 캐릭터의 매력도 떨어진다. 연기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캐릭터와 이야기가 신선하면 배우는 빛나는 법. 그러나 '함틋'은 이야기, 캐릭터 모두 수술 불가다.

극 초반 노을에게 소리를 지르는 준영은 전형적인 나쁜 남자 캐릭터였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나랑 살래, 밥 먹을래?", "밥 먹을래, 나랑 죽을래?"라며 소리 지르던 소지섭 같은 캐릭터가 여전히 통할 거라고 자신한 걸까. 나쁜 남자 캐릭터가 인기를 얻었던 시대는 지났는데.

수지 캐릭터는 가난한 캔디형 여주인공. 이것도 오래전 많이 봐왔던 캐릭터다. 준영의 친부가 노을의 아버지 죽음과 관련된 건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예고한다. 클리셰 덩어리인 드라마엔 신선함도, 재미도 실종됐다.

가수 겸 연기자 수지는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KBS

연기력 논란에 사전 제작의 한계

'함틋'은 100% 사전 제작 드라마라 손댈 길이 없다. 앞서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 제작의 성공 사례로 남았지만 '함틋'은 실패 사례로 남게 될 전망이다. 시청자와의 소통이 불가능해 시청자의 반응을 반영해 내용을 수정할 수도 없는 상황. 배우는 연기에 대한 피드백도 받지 못하고, 드라마를 마무리하게 된다.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오른 수지는 나아진 연기력도 보여주지 못한 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발음과 발성이 부정확해 수지가 연기할 때는 몰입이 힘들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수지의 미모만 돋보인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캐릭터라도 톡톡 튀면 부족한 연기력은 가려지기 마련이지만, 수지의 캐릭터는 연기력을 메워주기엔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에 두꺼운 겨울 옷을 입은 주인공을 보는 것 자체가 답답하다는 비판도 일었다. 겨울에 찍은 사전 제작 드라마의 '함정'이다. 드라마가 재밌으면 참을 만한데, 이도 저도 아니니 채널은 자연스럽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아무리 잘생기고, 예쁜 한류스타를 써도 탄탄한 이야기엔 속수무책. '함틋'의 경쟁작 'W'가 3회 만에 수목극 1위로 올라선 원동력은 웹툰과 현실 세계를 오가는 독특한 소재와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쫀쫀한 이야기 덕분이다.

'함틋'과 'W'는 스타 이름값에 기댄 작품보다 트렌드에 맞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속도감 있는 연출, 검증된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알려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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