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축구 핑계? 온두라스전 참사 부른 고질병

데일리안 스포츠 =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08.14 13:00  수정 2016.08.31 21:58
온두라스의 역습 한 방에 무너진 한국축구. ⓒ 게티이미지

90분 내내 점유율과 슈팅 숫자 앞서고도 석패
골 결정력 부재, 흔들린 수비 집중력이 원인


신태용호의 올림픽 2연속 메달 도전기는 아쉽게 막을 내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 7시(한국시각) 브라질 벨루 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후반 14분 엘리스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예상대로 ‘선 수비-후 역습’ 전략을 들고 나온 온두라스에 맞춰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조별리그 내내 유지했던 4-2-3-1 대신, 공격수 숫자를 하나 늘린 4-1-4-1 파격 전술로 온두라스 공략에 나섰다.

강한 공세에 나선 한국은 90분 내내 점유율과 슈팅수 면에서 온두라스에 앞섰지만 정작 효율은 없었다.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빗겨갔고, 측면 크로스도 무위에 그치거나 상대 수비에게 손쉽게 막혔다.

사실상 한국 축구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들이 집대성돼 나타난 경기였다. 골 결정력 부재, 무의미한 점유, 흔들리는 수비 집중력까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전력임에도 결국 토너먼트 무대 초입에서 똑같은 문제들에 발목을 잡혔다.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슈팅(7)을 기록한 손흥민을 필두로 한국은 소나기 공격을 퍼부었지만 대부분 온두라스 로페스 골키퍼가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이어 온두라스는 득점에만 조급해 집중력이 흐트러진 한국 수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선제골 넣는 데까지 성공했다.

이후 실점 충격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 신태용호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세트피스에서의 킥 정확도는 무뎌졌고, 문전에서의 마무리 패스나 슈팅도 조급함으로 일관됐다. 한국 선수들은 시간 지연 등 온두라스 측의 비신사적인 플레이에 대해 심판에 격렬히 항의했으나 돌아온 것은 ‘3분’이라는 의문의 추가시간 뿐이었다.

조별리그에서의 화끈한 화력과 함께 2연속 메달 청신호를 켜는 듯 보였던 한국은 통한의 패배로 결국 리우의 여정을 마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