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최미선, 장혜진-기보배 사이서 쏜 이유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08.08 09:08  수정 2016.08.09 06:02
여자 양궁 금메달 주인공 장혜진-최미선-기보배. ⓒ 게티이미지

여자양궁 세계랭킹 1위 최미선(20)이 ‘언니들’ 장혜진(29) 기보배(28) 사이에서 금메달을 쐈다.

여자 양궁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무 경기장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러시아를 세트 승점 5-1(58-49 55-41 51-51)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부터 결승까지 고비도, 적수도 없었던 그야말로 완벽한 금메달이다. 전날 남자 양궁 단체전에 이어 대한민국 선수단에 안긴 두 번째 금메달이다.

한국 여자양궁은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 서울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8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8연패는 올림픽 전 종목 통틀어 세 번밖에 없는 대기록이다.

어느덧 당연시 되어버린 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 뒤에는 치밀한 전략이 깔려있다. 활 쏘는 순번을 정하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코칭스태프는 머리를 짜고 또 짜냈다. 결국, 순서는 단체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라 할 수 있는 1번에 장혜진, 2번에 최미선, 3번에 기보배로 확정했다.

현 세계랭킹 1위 최미선이 가운데(두 번째)에서 쏜다는 것은 의아할 수도 있다.

‘초고교급’ 선수로 명성을 날렸던 최미선은 지난해 4월 리우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도 1위로 통과했다. 이후 4번의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볼패신화를 이어갔다.

브라질에 와서 치른 5월 콜롬비아 메데진, 6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현대 양궁월드컵 2, 3차 대회에서 연속 3 리우올림픽 개인 랭킹라운드에서도 669점으로 1위에 올랐다. 2위 장혜진(666점), 3위 기보배(663점) 순이었다.

하지만 이런 순번은 막내 최미선의 부담을 덜어주고 능력을 극대화시키면서 팀의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기 위함이었다. 전략은 주효했다. 결승 1세트를 59-49로 따내면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2세트 들어 바람이 불며 최미선이 다소 주춤했다.

최미선은 첫 발을 8점에 쐈고, 두 번째는 7점을 쏘기도 했다. 하지만 장혜진과 기보배는 최미선이 흔들릴 때마다 앞뒤에서 ‘텐’에 명중시키며 막내의 실수를 덮고 팀 승리를 이끌어갔다.

최미선도 화답했다. 3세트에서 장혜진과 기보배가 모두 8점을 쏘자 최미선이 10점을 쏘며 러시아의 추격을 뿌리쳤다. 3세트에서 유일한 텐은 최미선의 몫이었다. 이후 마지막 세 발에서는 10점을 쏘지 못했지만 언니들과 함께 쌓아온 점수 덕에 감격적인 금메달을 당겼다. 랭킹 1위 최미선을 두 번째 배치한 결정은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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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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