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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2' 오연서 "김연아 존경하게 됐죠"


입력 2016.08.12 08:50 수정 2016.08.16 09:42        부수정 기자

전직 쇼트트랙 선수 채경 역 맡아

"배우들과 동료애·전우애 생겨"

배우 오연서는 영화 '국가대표2'에서 전직 쇼트트랙 선수 채경 역을 맡았다.ⓒ이매진코리아 배우 오연서는 영화 '국가대표2'에서 전직 쇼트트랙 선수 채경 역을 맡았다.ⓒ이매진코리아

깍쟁이 이미지의 배우 오연서(29)는 실제로 만나보면 털털하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한 그가 올여름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다. 수애, 오연서, 하재숙, 김예원, 김슬기, 진지희 등 여배우들이 주축이 된 작품으로 웃음, 감동 등 스포츠영화의 재미를 오롯이 전달한다.

깍쟁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작품을 선택했다는 오연서는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아이스하키 국가대표가 됐다. 오연서는 극 중 국민 밉상 쇼트트랙 선수 채경 역을 맡았다. 에이스 지원(수원)과 신경전을 벌이는 채경은 점차 선수들과 하나가 되며 성장한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오연서는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전날 VIP 시사회 반응을 묻자 "사촌 동생부터 엄마까지 다 재밌다고 했다"며 "전 연령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해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배우 오연서는 영화 '국가대표2'에서 수애, 하재숙, 김예원, 김슬기, 진지희 등과 호흡했다.ⓒ이매진코리아 배우 오연서는 영화 '국가대표2'에서 수애, 하재숙, 김예원, 김슬기, 진지희 등과 호흡했다.ⓒ이매진코리아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는 그는 "그동안 드라마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영화는 오랜만에 하게 됐는데 '국가대표2'를 기회로 감독님들의 러브콜을 많이 받았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오연서에게 '국가대표2'는 큰 도전이었다. 난생처음 스케이트를 탔고, 체력적 한계에 부딪혀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다. 그래도 포기는 없었다.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이전 작품과 다른 캐릭터를 하고 싶어 선택했습니다. '장보리'도 제겐 도전이었답니다. 다들 잘 모르시는데 제가 '촌사람'이거든요. 경남 창녕 출신이에요. 호호. '넝쿨당' 말숙이 캐릭터가 유명해서 저를 도시적인 이미지를 보는 듯해요. '돌아와요 아저씨'도 도전이었죠. 치마를 입고 다리는 벌린 건 '역대급'이에요."

진짜 국가대표처럼 보이기 위해 숏커트로 변화를 줬고, 메이크업도 하지 않았다. 피부톤은 어둡게 만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전지 훈련했을 때다. 강원도 갈남항 근처에서 합숙하며 2주 동안 촬영했단다. 추운 겨울에 여름옷을 입고, 종일 촬영했는데 영화에 나온 부분은 잠깐이다. "집에 너무 가고 싶었다"고 배우는 툴툴거렸다.

배우 오연서가 출연한 영화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이야기를 담았다.ⓒ이매진코리아 배우 오연서가 출연한 영화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이야기를 담았다.ⓒ이매진코리아

"수애 언니는 파도에 휩쓸려서 자칫 위험할 뻔했어요. 달리고, 뛰는 신을 다 찍었는데 영화엔 나온 건 얼마 안 됐어요. 하하. 3~4시간씩 스파르타식으로 운동했는데 전 열등반이었어요. 스케이트는 처음 타봤는데 나중엔 스케이트가 편하더라고요. 빨리 다닐 수 있으니까. 밖에 빙판길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죠."

마냥 당찰 것 같은 오연서는 "놀이기구도 못 타고, 공포영화도 못 보는 겁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마른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평소 운동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작품 들어가기 전 단기간 '바짝' 한다"고 했다.

'국가대표2'는 수애가 이끌어가는 영화다. 오연서의 분량은 적다. 서운할 법한데 그는 "서운하지 않다"며 "분량 상관없이 작품이 깔끔하고, 매끄럽게 나와서 좋다"고 했다.

"채경과 지원이가 맞붙는 신이 더 있는데 편집됐어요. 감독님이 감독판에 넣어주시겠다고 하셨어요. 호호. 지원이와 빙판 위에서 경쟁하는 장면인데 진짜 멋있다니까요. 감독판을 확인해주세요."

스포츠영화인 '국가대표2'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중요하다. 배우들은 각자 몫을 똑 부러지게 해냈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최고였다. '기싸움'도 없었고, 서로 비밀 얘기하며 똘똘 뭉쳤다고.

'국가대표'2에 출연한 오연서는 "'국가대표2'를 기회로 감독님들의 러브콜을 많이 받았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이매진코리아 '국가대표'2에 출연한 오연서는 "'국가대표2'를 기회로 감독님들의 러브콜을 많이 받았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이매진코리아

"힘들기도 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여섯 명이 같이 훈련하고, 운동하다 보니 동료애, 전우애가 생기더라고요. 해병대 캠프 같다온 느낌이랄까요? 수애 언니가 이끌었지만 모두가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여배우들끼리 무슨 얘기를 했을까 궁금해졌다. "남자 얘기도 했어요. 여고생 지희는 슬쩍 자리를 피했답니다. 언니들, 동생들이랑 수다 떠는 게 낙이었습니다. 영화 초반엔 살이 좀 빠졌었는데 야식 먹으면서 5kg이 쪘어요. 낮과 밤이 바뀐 촬영을 하다 보니 밤에 많이 먹었어요. 떡볶이, 도넛 등 계속 먹었죠(웃음)."

인터뷰 당일 '오연서 승모근'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웃음을 터뜨린 그는 "원래는 가녀린 목선을 지녔는데 영화 찍고 승모근이 생겼다"며 "연말 방송사 시상식 때 승모근이 한창 성이 나 있어 깜짝 놀랐다"고 재치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누리꾼들이 제 사진 보고 승모근만 찾는 거 아닌가요? 동그라미 치면서."

'국가대표2'에서 만년 2등인 채경을 연기한 오연서는 예전에 빛을 보지 못 했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이매진코리아 '국가대표2'에서 만년 2등인 채경을 연기한 오연서는 예전에 빛을 보지 못 했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이매진코리아

오연서는 영화를 찍고 국가대표 선수들을 존경하게 하됐다고 했다.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데 중압감이 얼마나 크겠어요? 선수들에게 두 번의 기회는 없잖아요. 특히 김연아 선수를 존경하게 됐답니다. 어린 나이에 홀로, 빙판 위에서 해냈잖아요. 그 스트레스와 중압감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예요. 빙판에 혼자 서 있다면 생각하면 정말 아찔해요. 저라면 못 견뎠을 거예요."

영화는 리우올림픽 기간과 맞물려 개봉했다. 올림픽 경기를 즐겨 보냐고 물었다. "육상, 수영 등 경기가 빨리 끝나는 걸 좋아해요. 제가 '국가대표2'에서 고생한 건 선수들이 고생한 것에 비해 '새 발의 피에 피'도 안 돼요. 남자 아이스하키는 인기가 많은데 여자 아이스하키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영화를 통해 여자 아이스하키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합니다."

2002년 3인조 걸그룹 러브(LUV)로 데뷔한 오연서는 이듬해 드라마 KBS2 '반올림'을 통해 연기로 노선을 바꿨다. 긴 무명 시절을 거쳐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로 드디어 얼굴을 알린 그는 '오자룡이 간다'(2013), '메디컬탑팀'(2013)에 출연했고, '왔다! 장보리'(2014)로 대박을 쳤다. 이후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돌아와요 아저씨'(2016)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국가대표2'에 출연한 오연서는 "영화를 통해 여자 아이스하키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이매진코리아 '국가대표2'에 출연한 오연서는 "영화를 통해 여자 아이스하키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이매진코리아

오연서는 만년 2등인 채경을 연기하면서 예전에 빛을 보지 못 했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힘든 것 같아요. 힘들고 외로웠지만 좌절하지 않았어요. 학교도 다녔고, 친구들과 놀기도 했어요. 단역, 조연으로도 나오면서 6개월 이상 쉰 적 없습니다.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많지만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보냈습니다."

무명 시절을 뚫고 빛난 오연서에게 상담 요청도 자주 들어온다. "연극영화가 다니는 친구들이 물어봐요. 너무 힘든데 어떡하냐고. 다 겪는 과정인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해요. 그런 경험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힘든 날도 많지만 즐거운 날도 많습니다!"

올해 서른이 된 그는 지난해 성장통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막상 서른이 되니 일 하느라 고민할 시간도 없었단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어서 지난해 3~4개월 쉬고 쉬었어요. 근데 막상 쉬니까 힘들더라고요. 20대 마지막이라 30대가 겁이 났어요. 사춘기였죠. 근데 서른이 되고 나서 보니 앞자리만 바뀌었을 뿐 똑같아요."

'동안' 오연서에게 "전혀 서른 같지 않다"고 했더니 "저요? 감사합니다. 호호"라고 웃었다. 천성이 씩씩한 오연서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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