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11타점’ 애덤 린드…이대호 입지 악영향?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6.01 07:47  수정 2016.06.02 10:07

포지션 경쟁자 린드, 최근 불방망이 휘둘러

계약 조건-나이 등 이대호가 밀릴 수밖에 없어

이대호의 포지션 경쟁자 린드의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 게티이미지

시애틀 매리너스 주전 1루수 애덤 린드의 최근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이와 함께 플래툰으로 기용 중인 이대호의 입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린드의 방망이가 또 불을 뿜었다. 린드는 1일(이하 한국시각),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홈런 1개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기록은 타율 0.259 6홈런 23타점이다. 동 포지션에서 플래툰으로 기용 중인 이대호(타율 0.267 7홈런 16타점)와의 비교에서는 대동소이한 양상.

무엇보다 갈수록 방망이의 기세가 대단하다. 린드는 최근 5경기에서 무려 11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클랜드전에서는 멀티홈런을 비롯해 6타점으로 올 시즌 개인 최고 활약을 펼쳤다.

린드는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캇 서비스 감독은 시즌 초반 린드가 부진했을 때에도 꾸준한 믿음을 실어줬다. 그리고 린드는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해내고 있다.

사실 린드는 타격의 정확도가 그리 뛰어난 타자가 아니다. 2006년 빅리그 데뷔 후 3할 타율을 기록한 횟수는 2009년이 유일할 정도다. 하지만 린드에게는 장타력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었다.

토론토 시절이던 2009년, 타율 0.305 35홈런 114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은 린드는 이후 네 차례나 20홈런 이상 시즌을 만들어냈다. 1루수 약점이 고질병이던 시애틀이 지난 겨울, 린드 영입에 큰 공을 들인 이유다.

그러면서 시애틀은 확실한 보험도 하나 들었다. 좌타자에 약한 린드의 성향을 고려해 일본 무대를 평정한 이대호와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상대 선발이 좌완 투수일 경우 린드를 쉬게 하는 대신 이대호를 내보낸다는 심산이었다.

결과는 지금까지 대성공이다. 린드와 이대호는 번갈아 기용되면서 13홈런 39타점을 합작 중이다. 이만하면 리그 최상위권 수준의 1루 포지션이라 할만하다.

물론 국내 팬 입장에서는 이대호의 제한된 출전이 달갑지만은 않다. 타격 하나만큼은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꾸준히 기용될 경우 평균 이상의 성적표가 기대됐던 이대호였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기용법에는 계약 조건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년 FA 계약이 만료된 뒤 클럽 옵션이 발동된 린드는 올 시즌 800만 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다. 인센티브 포함, 최대 4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이대호와는 제법 큰 격차가 난다. 더군다나 린드는 이대호보다 1살이나 어리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루키 시즌은 지금과 같은 방식이 유지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좌투수가 나올 때 선발, 그리고 이날 샌디에이고전과 같이 대타로도 쓰일 수 있다. 기용 방법이 두고두고 아쉽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방망이가 통한다는 점을 입증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이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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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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