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양현종은 불운의 아이콘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5경기 등판해 모두 6이닝 이상 소화했고, 그중 4번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음에도 승리는커녕 단 2패만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역시 3.48로 준수하다.
양현종은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3실점 호투했지만, 팀 타선은 마운드에 있을 동안 단 1점도 뽑아주지 못했다.
KIA 타선은 지난 주말 롯데와의 경기서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내는 맹타를 휘둘렀다. 따라서 리그 최하위를 상대하는 양현종에게도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지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KIA 타선은 집단 침묵 현상을 보였다. 타자들은 한화 선발 마에스트리에게 6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묶였고, 양현종이 내려간 뒤에야 2점을 뽑아내며 뒤늦은 추격전에 나섰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결국 패전투수는 양현종이었다.
올 시즌 KIA 타선은 양현종이 등판한 경기서 평균 1.8점을 뽑아내는데 그치고 있다. 이는 롯데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1.4점)에 이은 2위 기록이기도 하다.
김기태 감독의 대타 작전이 도마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 KIA는 0-3로 끌려가던 7회 마에스트리가 내려간 뒤 한화 불펜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특히 2사 1,2루 기회를 놓친 게 아쉬웠다. 김기태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좋던 서동욱 대신 나지완을 대타로 투입했다. 하지만 나지완은 한화 윤규진을 상대로 성급한 승부를 펼치다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어 김기태 감독은 8회 무사 1, 2루에서 다시 김다원을 대타로 투입했으나 삼진에 그쳤고, 계속된 2사 1, 2루에서 백용환이 삼진으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김기태 감독이 대타 작전을 쓸 때마다 흐름이 끊긴 셈이다.
문제는 수비에서도 발생했다. 대타 작전 실패 이후 경기 종반 외야수로 투입된 나지완은 8회말 하주석의 2루타를 처리하던 과정에서 볼을 더듬었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정근우가 홈까지 파고들어 실점하고 말았다. 종반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나지완의 실책은 치명적이었다.
KIA는 중위권 진입을 위해 1승이 절실하던 시점이었다.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는 에이스 양현종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서라도 한화전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KIA는 투타 엇박자로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며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그나마 종반까지 끈질긴 승부로 한화 불펜을 소모시킨 점은 작은 위안이었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은 이날 8회에 조기 등판하여 시즌 3호 세이브에 성공했으나 무려 38개의 공을 던지며 남은 시리즈 등판에 부담을 안게 됐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