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데뷔 홈런이자 한국인 최소타수 홈런 기록
팀 패배로 크게 반응하지 않아...감독은 엄지
이대호 홈런 치고 표정 관리...서비스 감독 홈런 감탄
이대호(34·시애틀)가 박병호(30·미네소타)-최희섭(전 시카고컵스)보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이른 데뷔 홈런을 치는 기록을 세우고도 활짝 웃지 않았다.
이대호는 9일(한국시각) 미국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2016 MLB’ 홈 개막전에서 호쾌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8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0-2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중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오클랜드 중견수 빌리 번스가 펜스에 매달려 봤지만 공은 관중들 틈에 빠져들었다.
좌완선발 에릭 서캠프의 초구 커브를 지켜봤던 이대호는 시속 88마일 짜리의 낮은 패스트볼을 걷어 올려 세이프코 필드에서 가장 깊숙한 가운데 펜스 넘어가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가 캔자스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9타수 만에 데뷔 홈런을 터뜨린 지 불과 1시간가량 지난 뒤에 터진 홈런이다.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잊지 못할 순간이다. 지난 2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데 이어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던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3경기 5타수 만에 데뷔 홈런을 때렸다. 지난 2002년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 7타수 만에 홈런을 쏜 최희섭의 한국인 최소타수 홈런 기록을 깼다.
박병호-김현수(볼티모어)에 비해 자존심이 상할 계약조건에도 ‘MLB 도전’에 가치를 두고 묵묵히 배트를 돌렸던 이대호는 예상 밖의 개막 로스터 진입을 발판 삼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뷔 홈런으로 서비스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홈런을 치고도 이대호는 활짝 웃지 않았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분은 좋지만 팀이 패했다. 그래서 그런지 크게 흥분되지는 않는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패장’ 스캇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 파워에 엄지를 들었다. 서비스 감독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이대호 홈런은)아주 멀리 날아갔다. 공을 눌러 부쉈다”며 박수를 보냈다. 상대팀의 좌완이 나왔을 때만 출전할 것으로 보였던 이대호는 서비스 감독의 마음을 흔들며 더 많은 출전 기회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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