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될 뻔한 엘클라시코…호날두 정의구현 결승골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4.03 07:03  수정 2016.04.04 09:12

바르사, 요한 크루이프 헌정경기서 뼈아픈 역전패

종료 직전 오심 지워버린 호날두의 환상적인 결승골

엘클라시코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호날두. ⓒ 게티이미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최악의 엘클라시코로 남을 뻔했던 경기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3일(한국시각), 캄프 누에서 열린 ‘2015-16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 원정경기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귀중한 승점 3을 보탠 레알 마드리드는 21승 6무 4패(승점 69)째를 기록,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승점 70)와의 격차를 유지했다. 반면, 안방서 일격을 당한 바르셀로나는 승점 76에 머물며 리그 우승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231번째 ‘엘 클라시코’가 열린 캄프 누에는 의미 있는 카드섹션이 펼쳐졌다. 바로 최근 세상을 떠난 바르셀로나의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에 대한 추모였다. 이날 경기는 ‘Gracies, Johan(고맙습니다, 요한)’라는 카드섹션과 함께 크루이프 헌정 경기로 치러졌다.

하지만 크루이프가 살아있었다면 분노를 금치 못할 경기 내용이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선수단 전체가 좋지 않은 컨디션을 보였고, 특히 MSN으로 불리는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공격력이 전혀 날카롭지 못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MSN 멤버들은 각각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브라질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남미 원정길에 올랐고, 이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이 자신의 엘 클라시코 감독 데뷔전을 철저하게 준비해왔다.

지단 감독은 전반 내내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리며 철저한 방어 태세를 유지했다. 특히 카세미루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저돌적이고 육탄전을 서슴지 않는 성향의 카세미루는 경기 내내 중원을 휘저으며 바르셀로나의 패스 흐름을 차단했고 압박에 주려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선취골은 바르셀로나의 몫이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11분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가 헤딩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골망을 갈랐다. 그러자 지단 감독이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수비 라인 전체를 끌어올리며 대대적인 공세를 취한 것.

효과는 당장 나타났다. 레알 마드리드는 몸이 무거워진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상대로 공격 주도권을 움켜쥐었고, 후반 17분 카림 벤제마가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경기가 최악으로 남을 뻔했던 이유는 결정적 오심이 나왔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5분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이 허둥거리는 사이, 호날두의 크로스를 받은 가레스 베일이 헤딩슛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골 세리머니가 펼쳐지는 사이, 심판 판정은 놀랍게도 파울이었다. 하지만 베일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조르디 알바와의 헤딩 경합과정 역시 정당해보였다.

이 골의 무효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만약 1-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면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귀중한 승점 3을 손해 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3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내달리던 바르셀로나의 대기록에도 흠집이 날 수밖에 없었다.

심판의 치명적 실수를 지워버린 이는 역시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후반 40분, 베일이 올려준 크로스를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빠져나가는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번만큼은 심판도 휘슬을 불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확정짓는 이른 바 ‘정의구현’ 결승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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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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